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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단합' 다짐 무색해진 與…'내부 갈등' 조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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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권성동, 韓 겨냥 발언
'의정갈등 해법' 두고 당내서도 이견 표출


더팩트

2024년 국민의힘 연찬회의 키워드는 '단합'이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한동훈 대표가 29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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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2024년 국민의힘 연찬회의 키워드는 '단합'이었다. 소수 여당이지만 하나로 뜻을 모아 민생을 위하는 당을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다짐이 무색하게 국민의힘 내부 갈등 기류가 일고 있다. 의정 갈등 해법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입장 차이를 보인 데 이어 당내에서도 여러 목소리가 나오면서 '당정 갈등'이 '계파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연찬회 둘째 날인 30일 권성동 의원은 동료의원 특강 강연자로 참석해 한 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대표적인 친윤계로 분류되는 5선 중진인 그는 "당 지도부가 설득을 해야지, 그냥 말 한마디 툭툭 던진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게 중요한 건 당정관계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당정이 일치되지 않고 분열돼 대통령 따로 당 따로 가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예가 하나도 없다"며 "정당의 존재목적은 정권 창출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선 우리 모두 당정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의 권력을 강조하며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권 의원은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권력이 더 강하다. 더 강한 대통령과 함께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당 지도부, 원내 지도부가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며 "의원들의 의사와 뜻이 어디에 있는지 모으는 절차를 더 자주 해야 한다. 그래야 당 지도부가 대통령에게 한 마디 할 때 힘이 생긴다"고 했다.

이에 한 대표는 "당정관계 내지는 갈등 프레임으로 말하는 건 쉽고 사안은 굉장히 단순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떤 중요 이슈에 대해서 민심이 다른 내용들이 많을 경우에는 반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집권여당 대표의 임무"라고 맞섰다.

권 의원의 발언 배경으로는 최근 각종 현안과 관련해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의 입장 차이를 보이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체제 출범 초기 정점식 정책위의장 교체를 두고 드러난 당정 간 견해차는 김경수 전 경기도지사 복권, 의정 갈등 해법 이슈로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대표는 '갈등'을 여의도식 프레임으로 본질을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30일 밤 SNS에 "'갈등' 프레임은 본질을 가리려는 시도"라며 "우리는 지금 국민의 생명권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여의도식 갈등 프레임 유포와 저를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본질을 피해가지 말고, '지금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험에 처해 있는지',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지'라는 본질에 대해 정면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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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해법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입장 차이를 보인 데 이어 당내에서도 여러 목소리가 나오면서 '당정 갈등'이 '계파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동훈 대표(앞줄 왼쪽 네번째)와 추경호 원내대표(앞줄 왼쪽 다섯번째)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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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다진 결속이 무너지는 듯한 모습은 전날(29일)에도 드러났다. 윤석열 정부의 주요 인사가 정부 의료 개혁의 방향을 직접 설명한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의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길어진 의정 갈등으로 인한 국민 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근거를 요구하는 목소리 등이 공존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정부의 보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며 "의원들도 설명을 듣고 특히 의료 개혁과 관련해선 필요성에 대해 대체로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은 "한동훈 대표가 문제를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이 나왔다. 저도 질문을 했는데 석연치 않은 그런 답을 받은 것 같다"며 정부가 의원들 질문에 정확한 답을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나름대로 개혁을 잘 헤쳐나가 보자 이런 의원들도 많았고 한편에서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쳐다보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별도의 비공개 일정으로 이날 보고 자리를 비웠고,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여당 연찬회에 불참하면서 당정 갈등이 수면 위로 완전히 떠올랐다. 당내 이견 표출이 갈등으로까지 이어질지 여부는 앞으로 한 대표의 태도 또는 입장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한 대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며 "계속해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드라이브를 걸면 갈등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가 이번에도 밀리면 '한동훈 리더십'은 붕괴 상태로 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친윤 인사들은 한 대표를 겨냥하는 발언들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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