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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밍숭맹숭했던 해리스의 첫 공식 인터뷰…"당선 땐 내각에 공화당 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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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서 가진 첫 언론 인터뷰에서 당선 땐 공화당을 내각에 등용할 것이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대조하고 미국인들이 "페이지를 넘길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엔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동석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9시에 공개된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돼 백악관에 입성하면 첫날에 뭘 하겠냐는 질문을 받고 "내가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 중 하나는 중산층을 강화하고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기회 경제(opportunity economy)"를 실현하기 위한 작업을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녀 세액 공제 확대, 주택 가격 안정화,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일상 용품 비용 완화 등을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직 수락 연설에서 기회 경제를 내세우며 "모든 사람이 경쟁하고 성공할 기회"를 갖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슬프게도 전직 대통령이 미국인으로서의 우리의 힘과 성격을 약화시키는 환경과 의제를 추진해 나라를 분열시켰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나는 이제 사람들이 그 페이지를 넘길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등 미국인들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지적을 받고 코로나19 대유행 도중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전 대통령)가 그(코로나19 대유행) 위기를 잘못 관리했기 때문에" 이미 일자리가 줄고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으며 경제가 붕괴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금 인플레이션은 3% 미만"이라며 "우리(바이든 정부)의 많은 정책이 미국을 전 세계 어떤 부유한 나라보다도 빠르게 회복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특히 식품 가격은 너무 높다"고 인정하며 생활비 관련 자녀 세액 공제,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세액 공제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Bidenomics·바이드노믹스)이 성공적이었냐는 질문에도 직접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쪽의 공격 지점 중 하나인 남부 국경을 통한 이민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적 이득을 위해 국경 보안을 강화할 예정이었던 정부와 양당이 협력한 법안을 막았다고 재차 비판했다.

가자지구 전쟁 관련 이스라엘에 무기 배송을 보류하는 등 무기 공급 정책을 변경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직접적 답변을 피하고 "(휴전)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고만 했다.

그는 "이스라엘 방어와 방어 능력을 위한 내 헌신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바이든 정부와 동일한 입장을 펴면서도 "어떻게 방어하느냐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너무 많은 무고한 팔레스타인인이 살해 당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수행 방식을 지적하는 해리스 부통령의 언급은 바이든 대통령과는 현저히 다른 것이라고 봤다.

해리스 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다른 견해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각에 공화당원이 있는 것이 미국 국민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선 땐 내각 일부에 공화당을 등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염두에 두고 있는 특정인은 없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남아시아인이자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인종차별적 공격을 하는 데 대해선 "똑같은 오래되고 지겨운 각본"이라고 일축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소수 인종으로서, 여성으로서 출마하는 의미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인종과 성별과는 관계없이 지금 이 순간 모든 미국인을 위해 내가 이 일을 할 적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출마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가족과 팬케이크를 먹다가 어린 조카에게 베이컨을 추가로 주려고 한 순간에 바이든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후보직 사퇴 결심을 밝혔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겠다고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터뷰에서 월즈 주지사는 총기 폭력에 반대하는 의미로 "전쟁 중 내가 휴대했던 그러한 무기들은 전장에만 있어야 한다"고 말했던 과거 발언이 군 복무 기간 전장에 배치된 적 없는 월즈 주지사의 경력을 왜곡한다는 비판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 문법이 항상 정확하진 않다는 지적을 영어 교사인 아내로부터 받는다"며 잘못 말한 것임을 다시 인정했다.

그는 자녀를 얻기 위해 배우자가 받은 난임 시술이 자궁 내 정자 주입술(IUI·인공수정)인데 체외수정(IVF)으로 잘못 말한 것도 인정했다. 그는 "학교에서의 총기(폭력) 문제와 재생산권 보호에 대해 열정적으로 말한 것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겠다"며 해당 발언들의 맥락을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달 민주당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뒤 지지율 상승 효과를 누리면서도 명확한 정책과 목표를 내놓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외신은 이번 인터뷰가 대체로 실수 없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결별하거나 인족이나 민족 관련 대화로 끌려 들어가거나 민주당 주류와 차별화되는 새 정책을 내세우는 것을 거부"하고 "경험 많은 지도자의 어조를 채택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의 우세는 이어졌다. 지난 21~28일 18살 이상 미국인 42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9일 공개된 로이터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공동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등록 유권자 사이에서 45%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41%)보다 4%포인트(p) 앞섰다. 오차 범위(±1.7%포인트)를 벗어난 우위다.

같은 날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오차 범위(±2.5%포인트)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근소하게 앞섰다. 지난 24~28일 등록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48%로 트럼프 전 대통령(47%)에 1%포인트 앞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지난달 23~25일 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율 49%로 해리스 부통령(47%)에 오차 범위(±3.1%포인트) 내에서 2%포인트 앞섰는데 한 달 만에 역전된 것이다.

프레시안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열린 유세에서 활짝 웃으며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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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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