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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호출 택시부터 자율 주행차까지...한국서 새판 짜는 우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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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국 찾은 우버 글로벌 CEO
SK스퀘어와의 파트너십 강조해
단, 합작법인 변동 가능성엔 함구

리브랜딩 후 탑승객 전년比 78% ↑
“한국은 기회의 시장, 성장성 커”

전기차·자율주행 파트너도 물색
이날 네이버·현대차 만나 논의
규제 동향 맞춰 신사업 추진할 듯


매일경제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글로벌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첫 내한 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한국 시장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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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에게 한국은 매우 중요한 핵심 시장이다. 한국은 우버의 성장 비전을 달성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글로벌 최고경영자)

글로벌 차량 호출 플랫폼 기업 우버가 한국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새판 짜기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국내 1위 택시호출 서비스 ‘카카오T’가 한국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이 회사는 해외 인지도가 높은 ‘우버’의 강력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고급 택시라는 틈새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우버가 전사적으로 힘을 주고 있는 전기차·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과 관련해 국내 자동차 제조사 등과도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30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우버의 한국 시장 로드맵에 대해 밝혔다. 우버는 현재 전 세계 70여 개국 1만 여개의 도시에서 차량 호출과 배달 서비스 중개 등 다양한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 글로벌 CEO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우버는 지난 2013년 한국 시장에 진출, 자가용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해 주는 ‘우버엑스’ 서비스를 내놨다가 당시 택시 업계의 거센 반발과 불법 논란 속에서 결국 2015년 국내 사업을 철수했다. 이후 6년 만인 2021년부터 SK스퀘어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와 합작법인(우티) 형태로 지금까지 택시 호출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코스로샤히 우버 CEO는 “우버가 한국에 진출한 지 10년이 넘었다”면서 “처음 우버는 한국에서 작은 규모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전국 어디서는 이용할 수 있는 택시 호출 플랫폼으로 성장해 한국 이용자 약 90%가 우버에서 택시를 호출할 수 있게 됐고, 한국 전체 택시 기사 가운데 약 20%가 우버를 통해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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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버 택시에서 선보인 프리미엄 택시 서비스 ‘우버 블랙’ 이미지컷 모습. 우버 택시는 지난 3월 국내외 이용객들에게 더 나은 통합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고 글로벌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브랜드명을 기존 ‘우티’에서 ‘우버 택시’로 변경하며 브랜드를 개편한 바 있다. <사진=우버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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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국내 택시 호출 브랜드가 기존 ‘우티’에서 ‘우버택시’로 바뀐 것이 주효했다는 게 시장 평가다. 그 덕에 우버 택시는 리브랜딩 이후 올 상반기 탑승객 수가 전년 동기 보다 약 78%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또 이 회사는 지난달 기업 임직원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고급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대형 리무진 차량과 무사고 경력을 보유한 개인택시 기사를 선별해 연결해 주는 프리미엄 택시 서비스 ‘우버 블랙’을 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한국의 우버 택시는 (현재) 탑승 건수가 매달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우버 택시 이용도 2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시장 점유율 측면에선 카카오T가 절대적인 강자이지만, 성장세로는 우버 택시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자사 대표 서비스인 ‘우버잇츠’와 같은 음식 배달 중개업을 한국에 다시 도입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로샤히 CEO는 “한국에는 워낙 강력한 배달 주자들이 있기 때문에 (우버는) 모빌리티에만 집중하더라도 충분히 사업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스로샤히 CEO는 이번주 중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하는 등 아시아권 시장 재정비를 위한 강행군을 펼쳤다. 그는 한국 현지의 여러 사업 파트너들과 긴밀한 사업 논의를 위해 방한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특히 그는 이날 오전 SK스퀘어 임원진과의 만남이 있었다면서도 투자은행(IB)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우티 지분 변동 가능성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최근 시장에선 SK그룹이 현재 추진 중인 경영 효율화 작업의 일환으로 티맵모빌리티가 보유 중인 우티 지분 49%를 우버에 매각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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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글로벌 최고경영자가 30일 한국 사업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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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로샤히 CEO는 “회사 정책상 소문이나 추측에 대해선 답변을 못한다”면서도 “한명진 SK스퀘어 신임 대표와 양사 간 파트너십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것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 회사 및 자동차 제조사 등과의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SK스퀘어 외의 추가적인 동맹 구도에 대해선 함구했으나, 이미 현대차가 자율주행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우버와 협상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현대차는 최근 자율주행차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우버도 근래 영국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사 ‘웨이브’에 투자를 단행했다. 향후 우버가 웨이브를 통해 현대차의 자율주행 파운드리와 협력을 모색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또 현대차를 포함한 그룹 3사는 미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셔널’의 지분율을 85%까지 끌어올리며 관련 경쟁 역량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듯 코스로샤히 CEO는 이날 간담회 직후 네이버 최수연 대표를 만나 모빌리티 관련 사업에 대해 논한 것으로 파악된다. 네이버는 현재 지도 서비스를 바탕으로 내비게이션부터 자율주행 연구개발(R&D)까지 다각도로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같은날 현대차 임원진과도 추가 미팅을 통해 협력 사항을 타진한 것으로 확인된다.

코스로샤히 CEO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자동차는 한국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사안으로 안다”면서 “한국은 자동차 제조업의 강국이자 혁신적인 관련 기술을 많이 개발하고 있는 등 세계 최고의 수준을 갖고 있기에 매력적인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자율주행를 접목한 택시 사업 모델에 대해선 “(국내 도입 여부와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을 수립한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율주행 사업을 하는 것이 중하다고 보기에 향후 규제 환경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사업 추진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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