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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기후위기 대응, 미래세대 판단이 옳았다…탄소중립법 '헌법불합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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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기후대응’에 적극 나서라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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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기후소송'이 앞다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UN은 "기후소송으로 더 많은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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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미래 세대의 판단이 옳았다. 기후변화 직격탄을 맞게 될 청소년 등이 낸 기후소송에서 헌법재판소가 관련 법의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가 2030년 이후에 대해서도 탄소 감축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탄소 감축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 기후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어서 눈길을 끈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영, 유아와 청소년, 시민단체 등이 낸 기후소송 4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탄소중립법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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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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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서 2030년에 2018년과 비교해 4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제출한 바 있다. 탄소중립법에서 탄소중립 목표 시점을 2050년으로 지정했다.

문제는 2030년까지 구체적 감축 목표는 있는데 그 이후는 없다는 데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 목표에 관해 목표 수준을 어떤 형태로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기후위기’라는 위험 상황에 대응하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갖추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개정 시한까지 2031년 이후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지정해야 한다.

기후솔루션 등 시민단체는 헌재의 이번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며 “헌법재판소의 아시아 최초로 탄소중립법의 헌법 불합치 결정은 기후 대응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기후소송은 청소년 등 19명이 2020년 3월 ‘대한민국 정부의 기후 대응이 미진하다’며 대응 법안의 위헌 확인을 구하는 청구를 헌법재판소에 내면서 시작됐다. 4년 5개월 만에 판결이 나온 셈이다.

기후솔루션 측은 “2015년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195개국은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아래 제한을 목표로 삼고, 자발적 감축 계획을 내놓았다”며 “지난해 처음으로 이행 상황을 점검했는데 목표 달성에 한참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탄소 배출 세계 13위로 이 같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거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다행”이라며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초로 국가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의 주문에 따라 국회는 이번 결정으로 효력을 잃은 탄소중립법 8조 1항과 부속 시행령을 결정의 취지에 맞게 새로이 짜는 데 즉시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역시 결정 취지에 맞게 지금의 안일한 탄소 감축 계획을 상향할 준비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WWF(세계자연기금)도 이날 관련 논평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 현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그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40% 감축목표를 2035년 60%까지 상향 조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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