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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의대증원 유예하면 혼란"…한동훈 "당은 민심 전해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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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엇박자 드러내며 또 갈등 조짐…尹·韓 만찬도 연기

친한계 일각 "국가 왜 존재하나" 공개 비판…추경호 "정부 방침 전적 동의"

연합뉴스

발언하는 한동훈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관계자와의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8.27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안채원 곽민서 기자 = '2026년 의대 증원 유예'를 놓고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간의 이견이 28일 공개 표출됐다.

한 대표가 '민심'을 거론하며 증원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대통령실은 '입시 혼란' 등을 이유로 증원 유예는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다.

양측이 의정 갈등 해법을 놓고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앞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문제로 야기됐던 '윤·한(윤석열 대통령·한 대표)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가의 임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어떤 것이 정답인지 그것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당이 민심을 전하고, 민심에 맞는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2026년 의대 증원 유예'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한 대표 측은 국민의 의료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 방안이 전공의 등을 복귀시킬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라고 보고 있다.

한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그대로 시행하되, 2026년도에는 증원을 1년간 유예하자는 제안을 지난 25일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내놨다. 전날 밤에는 페이스북에서 이 같은 제안을 공개하면서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좋겠다"라고도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여당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증원 유예'를 비롯한 의정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날 의대 증원 유예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2026학년도 정원은 지난 4월 말 공표됐다. 유예하면 불확실성에 따라서 입시 현장에서도 굉장히 혼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응급실은 정말 응급에 맞는 환자들만 와서 신속히 치료할 수 있게 특별대책을 마련했다"며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겠지만 추석에 응급실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한 대표의 제안에 대해 "정부로서는 좀 어렵다는 결정을 했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당정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날 오는 30일로 예정됐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 만찬 일정을 추석 이후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추석을 앞두고 식사 회동보다 민생 대책 고민이 우선이라는 이유였지만, 의대 증원을 둘러싼 양측 간 미묘한 기류가 반영된 결정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이 '만찬 연기'를 공식 발표한 이후, 일정이 미뤄졌다는 사실을 대통령실로부터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갈등 양상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이지만, 친한(친한동훈)계 일부 인사는 대통령실을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 채널에서 최근 전공의 이탈 상황에 더해 응급실 비상 상황이 심화하는데도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안일한 인식을 갖고 있다며 "앞이 캄캄하다. 국가는 왜 존재하나"라고 비판했다.

의정 갈등 해법을 놓고 당정 간 이견이 표면화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현 상황에서 의료 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며 한 대표의 제안에 힘을 싣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조만간 열릴 여야 대표 회담 의제에 의정 갈등이 올라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한 대표 측에서는 이 대표의 참전으로 당정 균열이 심화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의제로 삼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정 모두 대립 구도로 흘러가는 것을 염려하는 분위기인 데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가 정부와 공동보조를 유지하고 있어 갈등이 일촉즉발 양상으로 흘러가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 확진으로 닷새 만에 업무에 복귀한 추경호 원내대표도 한 대표의 제안과 관련해 "의료 개혁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정부 추진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당도 함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과 함께 걷고 있다. 2024.7.24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jin@yna.co.kr


chae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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