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처벌 이후에도 이전 관행 유지”
미국 수출 제재 어기고 중·러와 거래 의혹도
지난해 5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터·기술 무역박람회인 ‘컴퓨텍스’에서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 회사 로고가 보인다. 타이베이(대만)/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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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수혜주로 주목받는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가 ‘월가의 저승사자’로 통하는 공매도 전문 투자·리서치 업체 힌덴버그리서치의 표적이 됐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SMCI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64% 급락한 547.64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8.7%까지 낙폭이 확대되는 장면도 있었다. 힌덴버그가 회계부정 의혹을 제기한 영향이다.
힌덴버그는 “SMCI에 대해 3개월간 조사한 결과 공개되지 않은 관련 특수관계자 거래, 수출 통제 규정 준수 실패, 고객 이슈 등 명백한 회계위험 신호를 발견했다”면서 “‘쇼트(매도)’ 포지션을 취했다”고 밝혔다. 힌덴버그는 2020년 SMCI가 회계·공시 의무 위반 혐의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이후에 주목했다. 당시 슈퍼마이크로는 2억 달러 이상을 부적절하게 수익으로 인식하고 비용은 과소평가한 사실 등이 발견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소송을 당해 1750만 달러(약 233억 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힌덴버그는 전직 SMCI 영업사원의 발언을 인용해 “회사는 과징금을 낸 지 3개월도 채 안 돼 회계 문제와 직접 연루됐던 거의 임원들을 다시 고용했고, 예전의 회계 관행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수출 제재를 우회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힌덴버그는 “4만5000건 이상의 수출입 거래를 검토한 결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SMCI 제품 수입이 약 3배 급증했다”며 “이는 슈퍼마이크로가 미국의 수출 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국영기업 파이버홈(Fiberhome)이 2020년 미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오른 이후에도 이 회사와 함께 설립한 합작사에 1억9600만 달러 가까운 제품을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볼 때 SMCI는 상습범”이라며 “선두주자로 이익을 누렸지만, 여전히 회계와 지배구조, 준법 이슈에 직면해 있다. 더 신뢰할 수 있는 경쟁자에 의해 잠식될 수 있는 열등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힌덴버그 보고서는 AI 업종의 고평가 우려 속에 엔비디아의 실적이 발표되기 하루 전에 나왔다. 힌덴버그는 2020년 유명 전기차 스타트업 니콜라가 언덕에서 트럭을 굴린 뒤 주행시험에 성공했다고 속인 사실을 폭로한 것으로 유명해졌다. 이후에도 지난해 인도 재벌 아다니그룹을 저격, 대규모 신주 발행을 무산시키는 등 위력을 떨쳤다.
[이투데이/김나은 기자 (better68@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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