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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국내 가장 ‘젊은’ 기단 보유…대한항공, 항공여행 새 지평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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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적항공사 중 평균 기령 가장 낮아…꾸준한 최신 항공기 도입 덕분

더팩트

7월 22일(현지시간) 영국 햄프셔주 판버러공항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과 스테파니 포프(Stephanie Pope)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왼쪽)이 항공기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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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박용환 기자] 대한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평균 기령이 국내 주요 항공사 중 가장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신 기재를 끊임없이 들여오고 오래된 기재는 처분하며 기단 현대화에 공들인 결과다.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새 항공기 도입이 안전 운항을 고려한 장기적인 투자라고 업계에서는 평가한다. 승객들에게 쾌적한 항공 여행을 제공하려는 고객 중심 경영의 일환이기도 하다. 진보한 기술로 이전보다 더욱 더 효율적인 운항이 가능해져 신노선 등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할 수 있는 기반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28일 국토교통부 항공기 등록 현황에 따르면 대한항공 전체 항공기의 평균 기령은 11.4년으로, 항공기 등록 대수 기준 상위 5개 국적항공사 중 가장 최신 기단을 구성하고 있다. 보잉 737-8, 787-9·10, 에어버스 A321neo 등 신기재를 적극 도입한 결과다. 동시에 연료 효율이 떨어지는 항공기들은 점진적으로 퇴역시킬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기단 현대화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의지에 힘입어 속도를 냈다. 조 회장은 취임 첫해인 2019년에 이어 올해도 국제 에어쇼에 직접 참석해 항공기 도입 양해각서를 맺었다. 특히 대한항공이 최근 추가 도입하기로 한 보잉 787 시리즈와 처음 주문한 에어버스 A350 계열 항공기는 전 세계 항공업계에서 안정적으로 장거리를 운항할 수 있는 고효율 기재로 인정받는다.

항공사 제조업체가 공개한 기재 스펙에 따르면 보잉 787-9는 쉬지 않고 최장 1만4010㎞까지 운항할 수 있다. 에어버스 A350 최장 운항 거리는 1만7970㎞로, 현존하는 여객기 중 운항 거리가 가장 길다. 인천에서 출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스펙이다. 항공 전문 매체 심플플라잉(Simple Flying)은 전 세계 초(超)장거리 노선 운항을 보잉 787과 에어버스 A350이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뉴욕-싱가포르(1만5332㎞) 노선 등 2024년 하계 기준 최장거리 노선 5곳에 모두 787과 A350이 투입됐다.

고효율 기재, 전략적 활용 가능…"다양한 노선 발굴해 고객 요구 만족시킬 것"

이 같은 고효율 기재를 투입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대한항공의 의지가 기단 현대화에 반영됐다. 기존 4발 엔진 항공기는 착륙할 수 있는 공항이 제한돼 있고, 연비를 고려하면 대규모 수요가 있는 노선에만 활용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연료 효율이 뛰어난 쌍발 중대형기를 활용하면 취항지별 수요에 맞춘 적정 크기의 항공기를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허브 도시뿐만 아니라 해외 중소 도시에도 직항 노선을 더 많이 신설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취항지가 다양해지는만큼 고객들은 해외 곳곳에 높은 접근성을 갖는 이점을 누리게 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 "과거와는 달리 항공 여행 경험은 보편적이고 일상적이 되었고 고객들의 니즈도 구체적이고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을 완료한 이후에는 고효율 기재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진다. 항공기 구매 계약 이후 실제 도입까지 수년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대한항공의 도입 계약은 미래를 내다본 경영 판단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아시아나항공과 중복되는 여객 스케줄을 재배치할 경우 출·도착 시간대를 다양화할 수 있고 새로운 취항지를 발굴할 여유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2020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신규 취항하고 올해 포르투갈 리스본에 직항 노선을 신설한 뒤 해당 도시에 대한 여행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동북아시아 항공사가 거의 취항하지 않는 새로운 노선을 발굴한다면, 국내 출발 여행객은 물론 인천국제공항 환승객들의 니즈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 화물 고객사들에게도 더 많은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안전 운항 위한 과감한 장기적 투자… 신규 항공기 안전 신뢰성 높아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신형기 도입이 안전 운항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라고 분석한다. 신기재인 만큼 진보된 기술을 적용했으며, 안전 운항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장치도 다수 추가했다. 신소재를 적용해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외부 압력의 영향을 덜 받아 쾌적한 기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보잉 787과 에어버스 A350 시리즈는 양사의 주력 기종으로 꼽히는 만큼 제조사 차원에서도 더욱 엄격한 관리와 생산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첫 도입 계약을 맺은 보잉 최신형기 777-9은 이르면 내년 상업용 운항을 개시할 예정이다. 보잉은 올해 7월 777-9에 대한 미국 연방항공청(FAA) 형식 검사 승인을 취득하고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물론 영국항공, 케세이퍼시픽항공, 에티하드항공,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싱가포르항공, 전일본공수 등 해외 주요 항공사들도 앞다퉈 777-9 주문을 마쳤다.

대한항공은 신기재를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운항·정비 체계도 갖췄다. 운항승무원의 경우 기종 전환 교육은 물론 실제 항공기 조종실과 똑같은 환경으로 구성된 시뮬레이터 장비 등을 활용해 안전 운항을 위한 훈련을 반복한다. 가장 최근에는 올해 7월 787-10 첫 노선 투입에 앞서 787 계열 운항승무원을 대상으로 기종 관련 심화 교육을 실시했다. 신기재 운항에는 오랜 경력을 지닌 기장들을 우선 투입한다. 또한 보잉 737-8 첫 도입 당시 정비 전담반을 운영하는 등 기종별 정비 인력을 두고 전문성 높은 기체 점검과 빈틈없는 정비를 수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고객들은 보다 더 많은 최신형 항공기를 탈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그만큼 쾌적한 여행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항공사 입장에서는 효율성이 높은 최신 기재를 활용해 더 세부적인 노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와 안전한 항공 여행을 제공할 수 있는 1석 2조 전략이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sailingworld@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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