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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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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 살해해서 좋냐” 유족 오열…태권도 관장, ‘5세 사망’ 고의성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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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아이 학대·사망 혐의 A씨

첫 공판서 “장난으로 한 행위”

유족들 일어나 오열, 소리치기도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자신이 운영하던 태권도장에서 5살 아동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관장이 첫 재판에서 고의성을 부인했다. 유족들은 재판 도중 피의자에 “내 자식 살해하니까 좋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27일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오창섭 부장판사)는 관원이었던 5세 아이 B군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30대 남성 A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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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캡처, 뉴스1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같은 또래에 비해 체격이 왜소해 외부 충격에 취약한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이후 습관적으로 학대했고, 피해 아동 생명에 위험이 발생하더라도 상관없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사범과 함께 블록을 가지고 있던 피해 아동을 발견해 ‘운동할 거냐’고 묻고 아동이 싫다고 하자 복부를 수회 때리고 피해 아동을 매트에 거꾸로 집어넣어 살해했다”고 말했다.

반면 A씨는 “평소 아끼던 아이에게 장난으로 한 행위였다”며 검찰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A씨 측은 재판부에 검찰이 주장하는 미필적 고의 부분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으며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날 재판 중 B군의 유족들은 검사가 공소사실을 설명하자 방청석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눈물을 흘리며 A씨에 “때려서 좋냐”, “내 자식 살해해서 좋냐” 등 소리를 지르고 쓰러져 재판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유족이 진정된 뒤 이어진 재판에서 재판부는 태권도장 CCTV 등 증거목록을 검토했으며, 추후 재판에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10월 8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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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정부지검 제공


앞서 A씨는 지난 7월 12일 경기 양주시의 한 태권도장에서 관원인 B군을 매트(높이 124cm, 구멍 지름 약 18∼23cm)에 거꾸로 넣고 27분 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살해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고 아동학대 치사 대신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아동학대 살해죄를 적용했다.

당시 B군이 “꺼내달라”고 외쳤고 현장에 있던 다른 도장 사범도 B군을 꺼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A씨가 이를 거절했다는 것과, 관장실 내 설치된 실시간 CCTV 화면을 통해 B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장시간 매트 안에 방치한 사실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더불어 검찰은 A씨가 B군을 매트 안에 방치하기에 앞서 B군의 신체를 수 차례 때리며 학대 행위를 하고, B군이 혼수상태로 발견된 이후에도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한 것이 아닌 CCTV영상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 및 책임을 회피했다고 봤다.

앞선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장난으로 그랬다”며 고의성을 부인했다. CCTV 삭제 행위에 대해서는 “무서워서 그랬다”고 진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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