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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엇갈린 김문수 평가…"반노동 인사" vs "존경받은 노동운동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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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막말 논란' 노동부장관 후보자 청문회서 격돌

민주, 후보자 설화부터 자질까지 집중 추궁

국힘, 설화 논란엔 '함구'…노동운동 이력 '부각'

아이뉴스24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환경노동위원회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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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여야의 평가가 엇갈렸다. 1세대 노동운동가로 시작했지만, 보수 정당 입당 이후 여러 막말 논란이 불거지는 등 '극과 극'을 오고 간 행보를 두고 입장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6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과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임명 당시부터 여러 설화 논란이 불거진 만큼, 야당은 해당 논란에 대해 집중 추궁을 이어갔다. 반면 여당은 김 후보자가 '막말 논란'이 불거졌지만, 과거 노동운동 당시 이룩한 성과를 부각하며 노동부 장관으로서 자질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먼저 야당은 김 후보자와 국민의힘이 부각하는 '노동운동' 이력과 달리, 현재 노동계 현실에 대해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욱이 1세대 노동운동가로 평가되던 김 후보자 '반노동' 신념으로 바뀐 것에 안타깝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생산성 지수가 좋아지고 있지만, 문제는 일자리가 많아지고 임금이 높아지는 등 노동 환경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모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생산성은 높아지지만 실질 임금은 감소하고 있는데, 이것이 정상인가"라고 지적했다.

실제 고용부의 '2024년 1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55만 4000원으로 전년 대비 1.1%가 감소했다. 지난 2022년의 경우, 월평균 실질임금은 359만 2000원으로 전년(2021년) 대비 0.2% 줄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조금 더 자세히 봐야 하는데,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것은 처음 듣는다"며 "우리나라는 실질임금이 상승하고 있는데, 박 의원이 보여주는 통계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통계가 있는데 무슨 처음 듣는다고 하는가"라면서 "여러 의원들이 발언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 실력 문제도 들어가야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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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환경노동위원회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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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의 노동관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특히 노사 관계에서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선 부적절하다고 했지만,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해선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과거 김 후보자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와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이 유죄를 받은 것은 문재인 정부가 '반재벌·친민노총'이라는 증거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과거 이 사건에 대한 평가를 반헌법적 조직 범죄라고 규정하지 않았나, 여전히 삼성전자서비스 판결은 반재벌·친노동 판결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당 노동 행위로 많은 사람이 처벌을 받았는데, 노조 활동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은 돌아가셨는데, 이런 경우에 대비해 부당노동행위 제도의 형사처벌 조항 유지해야 하는가, 삭제해야 하는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김 후보자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사용자들이 부당노동행위하는 것은 처벌을 받아야 하고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다면 하청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 등에 대해 새로운 규범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란봉투법을 시행하는 것은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문제가 많아도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한국의 기업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우리 기업들도 해외로 많이 나갈 수 있는 만큼 노동자에게 불이익이 올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고용 활성화를 위해 어떤 방안을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는 "늘리기 위해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우리나라를 벗어나서 해외로 나간 기업과 국외 자본을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김 후보자 주장처럼 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라면서 "해외 투자를 늘리니 국내 투자가 감소하고 젊은이들의 좋은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지는데,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과거 노동운동가였던 김 후보자가 변심한 것을 두고 "좋은 기억을 남기기 위해 이제 물러나는 것이 어떤가"라고 당부했다. 박 의원은 "실질임금도 모르면서 극우 태극기 부대이자 반노동 대명사인 후보자와 청문회를 하는 것은 국력 낭비"라면서 "전태일의 친구들, 노동 동지들 등 후보자의 과거를 좋게 기억할 분들이 있는데, 정치적 동지를 위해 물러나는 것이 옳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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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환경노동위원회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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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여러 막말 논란에 대해선 부적절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과거 노동운동 이력을 부각하며 노동부 장관으로서 자질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김위상 의원은 "김 후보자는 80년대부터 노동운동을 시작하면서 암울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동자와 함께했다"며 "90년대에 들어와선 국회의원 3선을 하면서 투명하고 선명성 넘치는 인사이자 노동자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일도 상당히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외계층 또는 취약계층 등 노동자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며 소통하려고 노력한 인사로 알려졌다"며 "야인으로 있을 때 광장에서 한 발언 때문에 개인과 단체에 상처를 주긴 했지만,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상처 주는 언행은 자제해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같은 당 조지연 의원은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김 후보자가 과거 노동운동에 투신했던 일화를 많이 접했다"며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 법치주의 근간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치켜세웠다.

또한 "김 후보자는 청년 시절 세상을 바꾸겠다는 심정으로 노동운동에 투신해 한일 공업에서 월을 안 주면 총파업하겠다고 앞장서 싸운 덕에 임금 체불이 사라진 바 있다"며 "'더 낮은 곳에서 더 뜨겁게'라는 신념으로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도 밝히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젊은 초선 의원이지만 김 후보자는 초선 당시 아반떼를 타고 다니다 국회 경비에 막힐 정도로 검소한 활동을 했다"며 "경기도지사 시절 설화도 있지만,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후보자의 노동운동 경력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며 "일제 시대 때 독립운동을 같이하다가 일제에 투항해 부역하는 배신자와 뭐가 다를까, 지금 비정규직과 노동운동 하시는 많은 노동자의 감정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봤다"고 직격했다.

이어 김 후보자가 과거 라디오 인터뷰에서 쌍용차 파업 사태를 두고 "자살 특공대처럼하고 있다"라는 발언과 제주4·3 사건을 두고 '좌익폭동'이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노동부 장관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쌍용차 파업 사태에 대해선 "지금은 쌍용차가 많이 바뀌었지만, 당시엔 내가 많은 조언도 하고 노력했음에도 결국 너무 과격한 노동운동으로 상하이자동차가 철수한 만큼 그때는 정말 문제가 많았다"고 반성 요구를 일축했다.

제주4·3 사건과 관련해서도 "희생자 유족에게는 사과하지만, 4·3 폭동은 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제헌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선거를 거부하고 건국 자체를 부정한 폭동"이라면서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한 남로당에 의한 폭동과 그 과정에서 양민이 희생된 것은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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