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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신선한 국산 우유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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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낙농가의 정밀한 관리와 소규모 생산 체계

서울경제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등 해외 낙농 선진국보다 국산 원유의 품질이 우수한 것이 알려지며 다양한 제품이 경쟁하는 우유 시장에서 국산 우유가 주목을 받고 있다. 원유의 품질은 체세포 수와 세균 수를 통해 알 수 있다. 스트레스나 질병이 없는 건강한 젖소는 체세포 수가 적다. 세균 수는 원유의 위생 수준을 보여준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국산 우유의 가장 높은 품질 등급 기준은 1등급이다. 원유 1㎖당 체세포 수 20만 개 미만, 세균 수가 3만 개 미만이어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업계는 제품의 등급과 인증 마크를 확인하는 것이 국내 낙농산업 발전에 보탬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고품질의 국산 원유를 고르기 위해 국산 우유 사용 인증을 보증하는 K-MILK’ 마크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해당 마크는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인증마크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제품에 붙는다. 신선하고 좋은 우유를 선택하기 위해 국산 우유만을 제조, 판매, 유통하는 업체라는 의미다.

국산 원유의 품질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23년 원유 검사’에 따르면 지난해 집유 된 원유의 체세포 수 1등급 비율은 69.13%로, 전년 대비 4.25%p 증가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세균 수 1등급 비율도 전년 대비 0.05%p 증가해 99.59%였다.

품질도 중요하지만 우유는 신선식품인 만큼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비자는 우유를 구매할 때 유통기한을 보고 제품을 선택한다. 그만큼 유통기한은 제품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다. 식탁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2~3일로 짧아 우유 고유의 맛과 영양소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렇듯 우수하고 신선한 국산 원유는 국내 낙농가의 많은 노력을 통해 생산·관리된다. 원유는 소의 상태와 축사 청결도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국내 낙농가는 소규모 사육환경을 통한 개체별 사양 관리로 이루어진다. 소의 사육 환경과 영양 관리, 건강 상태, 질병 등을 꼼꼼하게 살피며, 축사의 청소와 착유 등 소의 건강과 청결에 신경을 쓴다. 국내 원유 등급 체계가 원유 선진국 수준으로 까다롭게 선정되는 이유다.

하지만 유제품 수입과 경기 침체,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농가의 부담도 심화되고 있다. 소의 관리뿐 아니라 운영 관리, 축사 개보수 등 다양한 비용이 발생한다. 계속 상승하는 생산비 역시 낙농가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1L당 1003원으로, 2022년(959원) 대비 4.6% 상승했다. 2022년에도 우유 생산비는 전년(843원) 대비 13.7% 올랐다.

국내 낙농낙업은 경제가 발전하며 함께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1970년대 백색 시유의 연평균 소비 증가율이 26.3%에서 1990년대 들어 1.6%까지 급속도로 하락했다. 2000년대부터는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상황이다.

낙농산업은 원유량과 수요를 임의로 조절하기 힘든 산업이다. 원유는 젖소라는 생명체가 생산하는 산물이기 때문이다. 원유는 송아지가 커서 착유가 가능할 때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단기에는 생산조절이 불가능하며 원유 수급의 안정을 위해서는 철저한 중장기적 수급 계획이 필요하다.

또한, 젖소는 착유를 시작하게 되면 임신 전에 젖을 짜지 않는 기간인 건유를 제외하고 매일 두 번씩 젖을 짜줘야 한다. 젖을 완전히 짜주지 않게 되면 유방염 등의 건강 문제가 발생해 원유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젖소가 원유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생산량을 조절하지 못하고, 유가공 업계와 약속된 양을 초과하면 초과된 원유는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판매된다.

계절에 따라서도 원유의 수급량이 달라진다. 젖소는 주로 목초를 섭취하며 고온에 약해 8~11월에는 연평균 납유량에 못 미치는 현상이 발생한다. 반대로 3~5월에는 연평균 납유량을 초과한다.

반면, 우유의 소비는 3~5월보다 여름을 지나 8~11월에 더 많아진다. 따라서 매년 3~5월에는 원유가 남고, 8~11월에는 원유가 부족해져 계절에 따른 불가피한 원유 잉여 문제가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낙농가는 신선한 우유를 만들기 위해 정밀한 관리와 소규모 생산 체계 등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우유를 만들고 있으니, 고품질의 국산 우유를 믿고 소비해달라”고 전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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