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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부천호텔 에어매트, 설치도 문제였지만 불량품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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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에어매트, 경사로 설치 안 돼…호텔은 경사로”

“소방 규정상 에어매트, 15m 이하서 사용 권장”

“재사용 심의로 2배 이상 사용, 불량 가능성 충분”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지난 22일 발생한 경기 부천 호텔 화재 당시 사망자 7명 중 2명이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 숨진 가운데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가 “에어매트는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며 설치 장소의 부적합성과 제품 불량 의혹 등을 제기했다.

이데일리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 화재 현장에서 남녀 투숙객이 추락 한 뒤 뒤집혀 있는 에어매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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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교수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설치 장소가 경사로였는데 에어매트는 경사로에 설치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에어매트는) 평평한 곳에 설치해도 고층에서 떨어졌을 때는 생존할 확률이 굉장히 떨어지는데 건축물 대장상 (호텔의 높이는) 29.4m로 나와 있다”며 “소방에서 규정하는 공기 안전매트의 성능 인증 및 제품 검사 기술 기준에는 (건물 높이가) 15m 이하에서만 (에어매트를) 사용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행자가 ‘15m 이상 건물에서는 에어메트를 사용하지 않도록 규정하는 것이냐’는 취지로 질문하자 “뛰어내리지 말라고 하는 것보다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15m 이하에서만 사용하라는 것”이라며 “에어매트에서 뛰어내렸을 때 가장 생존할 확률이 높은 정도의 층은 4~5층까지”라고 부연했다.

염 교수는 화재 당시 요구조자 1명이 뛰어내린 직후 에어매트가 뒤집힌 것에 대해서는 “매뉴얼상 몇 명이 (에어매트를) 잡아주는지 적어놓게 돼 있다”며 “결과적으로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에어매트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나 매뉴얼이 없다”며 “(에어매트의) 연한이 7년짜리인데 제품 사용 기간이 7년까지 보장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재사용 심의를 해서 2배 이상을 사용했다. 그러면 고무의 탄성이 당연히 줄어들 것이고 또 공기가 주입됐을 때 평평하게 주입되지 않거나 빠질 가능성까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니 에어매트의 불량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는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염 교수는 구조 작업 당시 에어매트가 부풀어 있던 점을 지적하며 “하부가 평평하지 않으면 가로대나 세로대가 기우뚱하는 상태가 될 수 있다”며 “이런 것들은 결국 에어매트의 불량 가능성, 에어매트가 뒤집힐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고 거듭 말했다.

이번 화재 당시 부천소방서 선착대는 신고 접수 4분 만인 오후 7시 43분에 화재 현장에 도착해 7시 48분 호텔 외부 1층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설치된 에어매트는 가로 7.5m·세로 4.5m·높이 3m 크기였으며 공기가 주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126㎏에 달하는 장비였다.

그러나 7층 객실에 있던 요구조자 2명 중 1명이 에어매트의 가장자리 쪽으로 떨어졌고 반동에 의해 에어매트가 뒤집혔다. 2~3초 뒤 뛰어내린 요구조자 1명은 바닥에 떨어졌으며 모두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다가 숨졌다.

당시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에어매트는 10층 용으로 8층에서 뛰어내려도 문제가 없게 제작됐다”며 “여성이 떨어질 때 모서리 쪽으로 쏠리며 에어매트가 뒤집혔는데 사실 흔하게 일어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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