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3 (금)

참사 아픔마저 조롱·왜곡… 브레이크 없는 가짜뉴스 [심층기획-사회 혼란 빠뜨리는 가짜뉴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英 아동 흉기난동 폭동으로 이어져

부천 호텔화재 피해자 조롱 확산

온라인서 들불처럼 퍼져 갈등 양산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 사고를 놓고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처음 게시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는 게시물들은 희생·생존자들을 조롱하는 내용이 상당수다. 에어매트를 처음부터 뒤집어 설치했다는 가짜뉴스도 있었다.

세계일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관련 게시물들에 대한 첩보가 화재 수사본부로 다수 접수됐다”며 “조사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판단해 사이버수사대가 입건 전 조사를 거쳐 정식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가짜뉴스는 사회 분열로 이어지며 공동체의 신뢰가 무너진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지난달 29일 영국 리버풀 인근 사우스포트에 위치한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후 SNS에서 범인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가짜뉴스가 일파만파 퍼지며 전국적인 반(反)이민 시위가 벌어졌고, 이는 영국 역대 최악의 폭동으로 비화했다. 허위정보가 퍼지며 순식간에 특정 집단 간의 갈등이 격화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가짜뉴스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딥페이크 등 신기술을 통해 한층 더 폭발적 위력을 가지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기술이 만들어낸 정교한 이미지와 영상이 대중을 더 쉽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연일 사회 혼란을 일으키는 가짜뉴스가 쏟아진다. 특히 강성 지지층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 유튜버가 가짜뉴스를 양산하며 정치 양극화를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회에서는 가짜뉴스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한 입법 논의가 이어졌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가짜뉴스의 유통 경로로 지목되는 각종 온라인 플랫폼에 책임을 부여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는 텔레그램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24일(현지시간) 저녁 파리 외곽의 르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됐다고 AFP와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유지혜·서필웅·오상도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