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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이복현, 우리銀 부당대출에 "새 경영진 왔어도 구태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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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현 경영진 올초에 사고 인지했는데 보고 안 해"

임종룡·조병규 정면 비판…"부당대출 미보고 최대 제재"

"우리은행 자체감사도 부당대출 직원 퇴직 후에야 돌입"

뉴시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권 여신거래 안심차단 시행 관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8.23. hw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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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을 인지하고도 금감원에 제때 보고하지 않은 현 우리금융지주·은행 경영진에 대해 "법상 최대로 제재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금감원은 부당대출 미보고와 관련해 추가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관련 임직원에 대해 제재를 추진하는 한편 내부통제 개선 방안도 조속히 마련할 방침이다.

임종룡·조병규 비판…"부당대출 미보고 최대 제재"


이 원장은 25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전 회장의 친인척 대출 의혹과 관련해 임종룡 우리금융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처벌할 수 있냐는 진행자 질문에 "법상 할수 있는 권한에서 최대한 가동해 검사와 제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금 보이는 것만으로 대상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법상 보고를 제때 안 한 것은 명확하게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 회장의 매우 가까운 친인척 운영회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 공급이기 때문에 상식적인 수준으로 보면 은행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임 행장, 신임 회장이 오신 이후 1~2년에 가까운 시절이 지나서 은행 내부 감사를 통해 경영진에 알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이 확인해 보니 이미 지난해 가을 정도쯤 현 은행장 등을 비롯한 임원들이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 보고받은 상황을 확인했다"며 "심지어 금융지주조차도 아무리 늦게 보더라도 올해 3월 이전에 보고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 지주 회장, 행장 체제에서 1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수습 방식이 과거 구태를 반복하고 있어 강하게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신뢰를 갖고 우리금융·우리은행을 보기보다는, 숨길 수 있다는 전제하에 검사를 통해 진상규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법적 의무를 떠나 지배구조 문제 논의가 있고, 제왕적 지주 회장제도를 바꾸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 심지어 책무구조도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된 와중에 부당대출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당연히 해당 책임자를 엄정하게 제재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우리금융과 은행은 (부당 대출을 내준 직원이) 퇴사를 할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 수습형태로 그런 절차를 사후적으로 파악했다"고 비판했다.

"우리銀, 부당대출 직원 퇴직 후에야 자체감사"


금감원은 이날 보도참고 자료를 내고 "여신심사 소홀에 따른 부실이라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고 수사의뢰하지 않았다"는 우리은행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금감원은 "은행은 이미 올해 1월∼3월 자체감사, 4월 자체징계 과정에서 수사기관 고소내용에 적시된 범죄혐의 및 관련 사실관계를 인지하고 있었음이 확인된다"며 "이에 따라 상기 사실관계를 기초로 보면 적어도 올해 4월 이전에는 은행에게 금융사고 보고·공시의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은 지난해 4분기 중 부적정 대출 중 상당수가 이미 부적정하게 취급되고 부실화됐음을 인지했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인지시점에 여신 심사소홀 등 외에 범죄혐의가 있음을 알았다면, 해당 시점에 이미 금융사고 보고·공시의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즉, 우리은행은 올해 4월 이전에 부당대출 건을 금감원에 보고·공시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는 이번달 23일에서야 보고·공시한 것이다.

이는 은행법 위반에 해당된다.

은행법, 관련 시행령, 검사·제재 규정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금융업무와 관련해 소속 임직원 또는 임직원 이외의 자에게 횡령, 배임 등 범죄혐의가 있는 경우 지체없이 금감원에 금융사고로 보고하고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공시해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부터 특정 영업본부장의 취급 여신이 부실여신 검사 대상으로 계속 통보되던 상황에서 9~10월경 여신감리 중 해당 여신이 전직 지주회장 친인척과 관련됐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나 은행은 아무런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않다가 12월 해당 본부장이 퇴직한 이후인 올해 1월이 돼서야 자체감사에 착수했다"며 "올해 3월 감사종료, 4월 면직 등 자체징계 후에도 감사결과 등의 내용을 금감원에 알려온 바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난해 9~10월 여신감리부서는 전직회장 친인척 대출 사실을 현 은행 경영진에 보고한 사실이 있다"며 "지주 경영진은 늦어도 올해 3월경 감사결과가 반영된 인사협의회 부의 안건을 보고받는 과정에서 전직 지주회장 친인척 연루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동안 금감원은 금융사 지배구조에 있어 경영진 견제 등 이사회 기능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며 "대규모 부당대출을 인지하고도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은 그간 금감원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추진해 온 지배구조 개선 취지와 노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금융사고 자체뿐 아니라, 금융사고 미보고 등 사후대응절차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전반적 내부통제 미작동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금융사의 부적정 대출 인지 경과, 대처 과정 및 관련 의혹 등 추가적인 사실관계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책임이 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최대한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내부통제상 취약점, 지배구조체계상 경영진 견제기능 미작동 등도 면밀히 살펴 미흡한 부분을 신속하게 개선·강화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감독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og88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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