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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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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명예훼손 보도’ 재판부 “공소사실과 혐의 무슨 연관?”…검찰에 재차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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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대선에서 대장동 사건 관련 허위 인터뷰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왼쪽)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지난 6월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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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 보도 의혹 사건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사실에 혐의와 무관한 내용이 많아 보인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허경무)는 23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배임 수·증재, 청탁금지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와 한상진 기자에 대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 기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 인터뷰를 하고 대가를 주고받았다는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김씨가 2021년 9월 신 전 위원장을 만나 윤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해 허위 인터뷰를 하고, 인터뷰 대가로 신 전 위원장에게 1억6500만원을 건넸다고 본다. 당시 인터뷰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불법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 줬다’는 내용이 담겼다. 뉴스타파는 해당 인터뷰는 대선 사흘 전에 보도했는데, 검찰은 파장을 키우려고 의도적으로 대선 직전에 보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이 혐의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다는 점을 재차 지적했다. 검찰이 공소장에 기재한 내용이 ‘명예훼손’ 혐의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검찰은 김씨가 대선에 개입하려는 목적으로 ‘이재명 공산당 프레임’과 ‘윤석열 후보의 조우형 수사 무마 프레임’을 허위로 만들어 유포했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기재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해당 프레임이) 윤 대통령의 어떤 명예를 훼손했는지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모두 김만배의 단일한 계획 하에 만들어진 범행 도구인 셈”이라며 “전체 범행 경과를 이해하기 위해선 공산당 프레임에 대한 내용도 반드시 설명이 필요하고, 실질은 모두 윤석열에게 불리한 두 개의 프레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의문을 제기했던 것과 결이 약간 다르다”며 “이재명 후보가 공산당처럼 굴었다는 것이 윤석열의 명예훼손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검찰은 추후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검찰이 혐의와 무관한 증거를 제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검찰은 이 대표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애도를 표하는 내용의 기사를 증거목록에 제출했는데 재판부는 “범죄사실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이냐”라며 의문을 나타내고 “입증 취지를 보강해야 한다”고 했다.

검찰이 ‘대장동 사건’을 들어 김씨와 이 전 대표와의 유착관계를 공소사실에 명시한 점에 대해서도 거듭 문제가 제기됐다. 검찰은 이날 “김씨의 여론조작 범행이 대장동 개발 비리와 불가분적 관계에 있고, 김씨에게 중형이 선고됐기 때문에 인정된 부분을 공소사실에 기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유착관계는 (이 사건의) 본류가 아니다”라며 “이로 인해 대장동 본류 사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판을 미뤄 기일을 추후 정할 수도 있는데, 왜 그런 것을 검찰 스스로 유도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변호인 측도 “검찰이 적어도 심판 대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공소사실을) 특정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윤 대통령 명예훼손 보도’ 재판 시작부터 조목조목 지적받은 검찰
https://m.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7311845001#c2b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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