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서 피란민들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숨진 가족의 시신을 안고 울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0개월 넘게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을 멈추기 위한 협상에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집트 카이로에서 중재국과 이스라엘이 참여하는 휴전 회담이 재개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협상팀이 중재국과의 휴전 협상을 위해 카이로에 도착했다.
앞서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 등 중재국들은 지난주 카타르 도하에서 휴전 회담을 연 데 이어 이번주 중 협상 타결을 목표로 카이로에서 회담을 재개하기로 했으나, 예상보다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추가 협상 대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제시한 ‘3단계 휴전안’의 이행을 촉구해온 하마스는 이번 회담에도 불참한다. 대신 중재국들을 통해 협상 상황을 공유받을 예정이다.
미국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이스라엘은 데이비드 바네아 모사드 국장이 협상팀을 이끄는 등 각국의 인질 협상 최고 전문가들이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협상 타결을 가로막는 최대 쟁점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군 문제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했던 ‘3단계 휴전안’은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군을 명시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최근 가자지구·이집트 국경지대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 등에서 철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하마스는 물론 이집트 정부도 강하게 반발하는 사안이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5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지상전을 개시하며 필라델피 회랑을 장악했고 현재까지 통제 중이다.
국경 통제권 문제가 협상의 최대 장애물이 되자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며 이 문제에 유연성을 가지라고 촉구했으나, 이스라엘은 현재까지 ‘철군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에 따르면 협상단은 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군 배치 병력을 줄였다는 최신 지도와 자료를 제시하며 이집트를 설득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군을 요구해온 이집트가 ‘병력 축소’ 수준으로 설득될 가능성은 낮다.
앞서 카타르 신문인 알아라비 알자지드는 이스라엘 협상단이 국경지대에 유엔군과 유럽연합 감시단을 영구적으로 배치하고 자국군은 단계적을 철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으나,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를 부인했다. 총리실은 “필라델피 회랑에 국제군을 배치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는 보도는 부정확하다”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이 그곳을 통제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필라델피 회랑을 이스라엘군이 통제하는 것이 하마스의 재무장을 막는 데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하마스가 필라델피 회랑을 통해 무기를 밀반입하는 것을 이스라엘군 주둔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이집트는 모든 밀수 경로를 차단했다고 맞서고 있다.
2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파괴된 주택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묘비석의 재료로 팔기 위해 모은 돌을 깨고 있다. 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은 필라델피 회랑 외에도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넷자림 회랑’에서도 병력을 철수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군을 휴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했던 ‘3단계 휴전안’에서도 이스라엘군이 인구 밀집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가자지구 주민들의 북부 귀환을 허용하는 것을 휴전의 첫 단계로 제시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가자지구 주민들의 북부 귀환 문제를 놓고도 이스라엘이 “나중에 합의하자”며 입장을 뒤집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와 중재국들은 이스라엘군이 넷자림 회랑에서 철수하고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겠다는 이전 합의를 뒤집은 것으로 본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해병대원 순직 사건, 누가 뒤집었나? 결정적 순간들!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