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좌 농성, 지지 철회 등 행동 나서…당내 균열도 촉발
연좌농성에 나선 친팔레스타인단체 |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후보로 선출하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전당대회 행사장 밖에서 연좌 농성에 돌입하거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을 연단에 세우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계 미국인 인질인 허쉬 골드버그-폴린의 부모가 21일 전당대회 무대에 올라 눈물로 호소할 기회를 얻은 것과 대조적이다.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은 그간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에게 전당대회 무대에서 연설할 기회를 부여하라고 민주당을 압박해왔다.
이들은 팔레스타인계인 루와 로먼 조지아주 하원의원 등 연설자도 다수 제시하며 일주일 내내 협상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대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결국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에 반발한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은 전대가 열리는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 밖에서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전대가 끝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태세다.
민주당의 이런 결정은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던 당내 균열도 촉발했다.
로 카나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인권을 중시하는 정당이 되기를 원하는 민주당은 팔레스타인의 이야기가 지워지는 것을 그냥 둬서는 안 된다"며 당의 재고를 촉구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도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을 연설 라인업에 추가하라는 요구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고 답했다.
복면 쓴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뉴욕주 하원의원과 러시다 털리브 미시간주 하원의원, 코리 부시 미주리주 하원의원은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는 친팔레스타인 단체 대표들과 영상 통화를 통해 지지 의사를 표했으며 일한 오마르 미네소타주 하원의원은 아예 함께 농성에 나섰다.
해리스를 지지해온 전미자동차노조도 민주당이 이날 밤 전대 무대에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던 무슬림 단체는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해리스와 월즈를 위한 무슬림 여성'(Muslim Women for Harris-Walz)은 양심상 지지를 계속할 수는 없다며 "전대가 끝나기 전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단체는 "전당대회 무대에 올랐던 이스라엘 인질의 가족들이 팔레스타인인이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을 향해 우리가 지지해온 후보나 민주당보다 더 많은 동정심을 보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해리스 캠프는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7일 미시간주에서 자신의 유세를 방해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트럼프가 이기기를 원하느냐고 반문하는 등 단호한 태도를 보였던 점을 재차 거론하며 이번 사태의 정치적 영향을 애써 무시했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시위대가 연설 도중 구호를 계속 외치자 "도널드 트럼프가 이기길 원하면 그렇게 말하라. 그게 아니라면 내가 말하겠다"고 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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