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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김동선, 갤러리아 공개매수…한화 주식 담보로 544억 '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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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주 3400만주 공개매수

공개매수가 1600원…평균종가 대비 34% ↑

성공 시 지분 2.3%→19.8%

"책임경영 강화…사업 경쟁력 제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544억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 매입에 나선다. 한화갤러리아가 올해 2분기 영업적자를 돌아서는 등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화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 부사장 등 3형제로 승계 작업 진행 중인데, 이번 공개 매수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이날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3400만주에 대한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보통주 1주당 1600원이다. 한화 갤러리아는 이날 주식시장에서 개장 직후부터 15% 넘게 급등해 1500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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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개매수 가격인 1600원은 한화갤러리아의 전날 종가인 1303원보다 22.8% 높은 수준이다. 최근 1개월 종가 평균인 1190원과 비교해서도 34%가량 높다. 이는 최근 3년 내 공개매수 사례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으로, 김 부사장의 결단이 반영됐다는 게 한화갤러리아의 설명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번 공개매수 목적에 대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과 함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확립해 대상 회사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계획된 공개매수 물량인 3400만주는 한화갤러리아 전체 보통주의 17.5%에 해당한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김 부사장은 기존에 보유한 2.32%의 지분에 더해 모두 19.8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한화갤러리아 1대 주주는 ㈜한화(36.31%), 2대 주주는 김동선 부사장(2.32%), 3대 주주는 한화솔루션(1.39%)이다.

한화와 김동선 부사장, 한화솔루션의 보유 지분은 현재 40.02%다. 공개 매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이들의 지분 총합은 57.56%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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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자사주 매입에 속도를 내왔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137회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서 인적 분할돼 신규 상장된 지 한달여 만인 지난해 4월12일 한화갤러리아 주식 5만주를 처음으로 매수한 뒤 보유 주식을 늘려왔다. 특히 그는 지난해 12월(19회)과 올해 3월(20회), 4월(21회)에는 영업일 기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사주를 모았다.

이번 공개매수에 투입되는 자금은 약 544억원으로, 김 부사장은 공개매수를 위해 개인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공개매수 자금 544억원 전액을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차입했는데, 그가 보유 중인 ㈜한화의 주식 126만892주 등을 담보로 내놨다. 지난 6월30일 기준 김 부사장이 보유 중인 ㈜한화의 주식은 160만3892주인데, 보유 중인 한화 주식의 78.6%가량을 담보로 맡긴 셈이다. 김 부사장의 ㈜한화 주식 지분율은 2.14%다.

공개매수는 모든 주주에게 일정한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동일한 조건으로 매도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공개매수 참여 여부는 주주들이 결정한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번 공개매수가 장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개매수 성공 시 주식 시장에서 유통되는 한화갤러리아 지분이 60%에서 42.5%로 줄어드는 만큼 개별 주식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잇단 부진에 결단…"성장을 위한 강한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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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FIVE GUYS) 국내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는 26일 국내 론칭 1주년 행사를 열었다. 사진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왼쪽 네 번째),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왼쪽 세 번째),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왼쪽 여섯 번째) 등 주요 관계자들이 케이크 커팅식을 하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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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사장의 이번 공개 매수는 최근 회사의 잇단 실적 부진이 영향을 끼쳤다. 파이브가이즈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냈지만 장기 소비 침체로 백화점 부문 매출이 하락하면서 한화갤러리아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4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6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3% 빠졌다.

이번 공개매수는 한화갤러리아의 기업 가치와 미래 비전에 대한 김 부사장의 책임감과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고 한화갤러리아는 설명했다. 앞서 이달 중 김 부사장은 전략본부장에서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미래비전총괄로 승격했다.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적자 전환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주주들과 함께 회사를 한층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면서 "공개매수로 인해 주가 및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이번 공개 매수를 계기로 높아진 기업 가치에 부응할 수 있도록 기존 사업장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회사를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을 계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3세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방위산업과 태양광, 석유화학 등 그룹의 중추를 담당하고,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인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을 맡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를 비롯한 유통과 레저(한화호텔앤드리조트), 로봇(한화로보틱스) 분야를 물려받았으며, 이번 공개매수는 지분 승계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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