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초콜릿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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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실적 개선에 따른 명목임금 상승률 확대와 물가 둔화 등으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국은행은 23일 '최근 민간소비 흐름 평가' 보고서를 내고 향후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수출과 내수간 격차가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준호 한은 조사국 경기동향팀 과장은 "앞으로는 정액급여 상승률이 장기평균 수준의 오름세를 이어가고 기업실적 개선으로 특별급여도 회복되면서 명목임금 개선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완만하게 둔화되면서 1인당 실질임금 증가율은 올해 2분기 이후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IT(정보기술)기기 등 내구제 교체 시기가 가까워지는 것도 내구재 소비 부진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여행을 통한 국외소비도 추가 확대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령화·저출산 등 인구 구조적 요인과 자영업자 업황 부진은 소비 회복 속도를 다소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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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그동안 민간소비 회복 지연 요인으로 △높은 물가수준 △고금리로 인한 원리금 상환 부담 △소득개선 지연 △소비성향의 구조적 하락 △승용차 판매 부진 등을 꼽았다.
먼저 펜데믹 이후 누적된 물가 상승이 민간소비 부진에 영향을 줬다. 특히 필수재 비중이 큰 생활물가의 누적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높았다. 지난달 기준 2020년말 대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8%, 생활물가 상승률은 16.3%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필수재 지출 비중이 큰 취약계층이 체감하는 물가는 타계층보다 높아 이들이 구매력이 크게 위축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랜 기간 지속되는 고금리도 소비여력 개선을 제약했다. 금리가 올라 순자산 가치에 손해를 보는 '금리상승 손해층'은 주로 30~40대 소득 중상층 가구로 구성돼있다. 이들의 소비 감소가 '금리상승 이득층'의 소비 증가를 상회할 경우 금리상승의 소비 감소 영향이 커진다.
기업실적 이연과 자영업자 업황 부진도 가계 소득개선을 지연시켰다. 지난해 부진했던 가계 실질 노동소득이 올해 상반기에도 소폭 증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연초 대기업 중심으로 특별급여가 줄어들어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하회했기 때문이다.
또 숙박·음식업과 도·소매업 등 자영업자가 많은 업종이 타 업종보다 성장률이 낮은 이유도 있다. 자영업자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자영업자 가계의 소득 개선도 더디다는 평가다.
고령화·저출산 등 인구구조 변화도 소비 회복을 구조적으로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의 소비 성향이 노후대비 등으로 크게 하락했는데, 해당 연령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다.
아울러 한은은 최근 교육 등 유소년과 밀접한 부문의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저출산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내구재 감소에 상당 부분 기여한 승용차 판매 부진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전기차 수요 정체 등도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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