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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빅파마도 군침' 이중항체 ADC…에이비엘바이오 "초기시장 선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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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ADC(항체-약물 접합체)' 파이프라인. /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이중항체 ADC(항체-약물 접합체)'가 빅파마(대형 제약사)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아직 시장에 승인된 약물이 없어 잠재력이 높은 영역인 만큼 빅파마 입장에선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국내에선 에이비엘바이오가 본격 이중항체 ADC 개발에 나선 가운데, 내년까지 파이프라인 3개를 임상 트랙에 올려 무주공산 시장을 공략하겠단 입장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글로벌 제약사 머크는 중국 켈룬 바이오텍의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SKB571'에 대한 옵션을 행사하고자 3750만달러(약 500억원)를 지불, 중국 외 글로벌 권리를 얻었다. 머크는 고형암 관련 임상 1상이 진행 중인 클라우딘(CLDN)18.2 표적의 ADC 후보물질 'SKB315'에 대해선 권리를 반환했다. 켈룬은 SKB571의 표적 정보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주로 폐암이나 위장관 종양 등 고형암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임상에서 항암 효능과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한 켈룬은 현재 임상 IND(임상시험계획)를 계획 중인 상태다.

국내에선 '기술이전 강자'로 불리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ADC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까지 승인된 약물이 없는 만큼 초기 시장을 선점하겠단 전략이다. 회사는 지난해 네덜란드 바이오 기업 시나픽스와 ADC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 TOP(토포아이소머라제)1 저해제인 '엑사테칸'이 적용된 링커(Linker·항체와 약물의 연결고리)-페이로드(Payload·약물)를 도입한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켈룬의 계약은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트롭(TROP)2 항체 'SKB264'에서 사용한 링커-약물을 다른 이중항체에 적용하는 내용으로, 링커-페이로드에서 시작해 기존 계약이 확장된 형태"라며 "반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처음부터 이중항체에서 출발하는 만큼 전문성을 자신한다. 회사는 창립 이후 꾸준히 이중항체와 ADC 분야 경험을 쌓아왔다"고 말했다.

이중항체 ADC는 하나의 항원만 표적하는 단일항체 ADC 대비 안전성과 항암 효과 측면에서 우수한 약물이다. 암세포는 항암제 영향으로 기존 신호전달 체계가 차단되면 이를 보상할 만 한 다른 회로를 활성화해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을 키우는데, 이중항체 ADC는 서로 보상관계에 있는 두 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략해 암세포의 저항성을 막을 수 있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와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가 이중항체 ADC 임상 2상, 3상을 진행 중으로 기존 병용요법을 대체할 물질로 개발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해당 임상 결과 발표가 예상돼, 2026년에는 이중항체 ADC 분야가 본격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은 'ABL206' 'ABL209' 'ABL210', 그리고 'ABL20X'(코드명 비공개)까지 총 4개로, 구체적인 적응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에이비엘바이오는 앞선 3개의 파이프라인 관련 GLP-TOX(비임상 독성) 등 IND 신청을 위한 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내년 말까지 3개 파이프라인의 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회사는 이중항체 ADC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로 지난달 1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1400억원은 이중항체 ADC 개발 관련 팀이 모여 면밀한 검토를 진행한 끝에 결정된 금액"이라며 "이 자금을 활용해 ABL206, ABL209, ABL210의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적응증은 비임상, 임상 1상 등을 거쳐 결정되겠지만 모두 고형암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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