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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없어서 못 샀던 샤넬도 매출 ‘뚝’... 불황에 줄어든 百 명품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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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명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최고급 명품으로 꼽히는 샤넬마저 백화점 매출이 감소했다.

21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올 상반기 국내 명품 브랜드 매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샤넬의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1% 감소한 5142억원으로 집계됐다.

샤넬의 백화점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한 건 1997년 샤넬이 국내에 첫 백화점 매장을 낸 이래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샤넬이 지난 3월 갤러리아 명품관 매장 운영을 20일간 중단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시 샤넬은 주변 매장이 자사 매장을 가린다는 이유로 해당 매장의 운영을 중단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매장의 매출은 하루 평균 5000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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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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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만이 아니다. 국내에서 백화점 매장을 운영 중인 명품 브랜드 20개 중 11개 브랜드가 올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6월 매출만 놓고 보면 14개 브랜드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구찌(-24%), 펜디(-26%), 버버리(-17%), 페라가모(-15%)는 상반기 백화점 매출이 두 자릿수 뒷걸음질 쳤고, 발렌시아가(-2%), 보테가베네타(-2%), 생로랑(-2%), 셀린(-1%) 등 인기 명품들도 매출이 줄었다.

반면, 샤넬과 함께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최고급 명품 에르메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4029억원을 기록했다. 20개 명품 중 가장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루이비통도 같은 기간 매출이 3% 증가한 7441억원으로 자존심을 지켰다. 디올(2%), 프라다(1%), 미우미우(75%), 고야드(24%) 등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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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이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명품관에 위치한 샤넬 매장 앞을 지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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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은 코로나19 기간 이른바 ‘보복소비’의 여파로 2022년까지만 해도 백화점 매출 증가율이 30%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등으로 소비가 쏠리면서 지난해부터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둔화했다.

올 상반기 20개 명품의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4조24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주요 명품들이 가격을 인상하고, 신규 매장을 출점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나 다름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명품 업계 관계자는 “내수 부진의 여파가 명품 업계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특히 샤넬 매출이 주춤한 게 안 좋은 신호”라고 지적했다.

명품 업계는 면세 매출을 끌어올려 부진을 상쇄하는 분위기다. 샤넬의 경우 상반기 면세 매출이 111% 증가한 1474억원을 기록했다. 생로랑, 발렌시아가, 셀린, 버버리 등도 면세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하면서 백화점에서 빠진 매출 공백을 메웠다.

더불어 우수고객(VIP)을 겨냥해 주얼리·시계 등도 강화하고 있다. 명품 보석은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희소성이 높아 최부유층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다. 실제 올해 상반기 명품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부쉐론(28%), 불가리(26%), 반클리프앤아펠(20%), 까르띠에(18%)의 백화점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김은영 기자(key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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