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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의 투자 주관사가 될 의향이 있다는 의사를 밝힌 곳이 10곳 이상이다. 주관사 모집 준비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9월 2일 입찰 공고를 게시할 예정이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동해 심해 가스전 투자 주관사 희망 업체를 타진 중이며 아직 확정된 바 없다. 입찰 공고 날짜는 5일로 미뤄졌다.”(이튿날 석유공사 설명)
#2 “동해 제1가스전 이후 4배 규모의 새로운 유전 발견을 통해 11조원 규모의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 국내사업개발처장)
“11조원은 과거 동해 가스전의 매장량을 토대로 산정한 예상 매출액이다.”(발표 당일 석유공사 해명)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를 앞두고 석유공사의 입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지난달 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세계지질과학총회(IGC)’ 동해 울릉분지 탐사 특별세션은 사실상 동해 심해 가스전의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만난 석유공사 사장과 고위 관계자의 발언들은 추후 모두 정정되며 사업 추진 역량에 의구심이 들게 했다.
석유공사 사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투자 주관사 입찰 공고를 이달 2일 내겠다고 했다. 이튿날 석유공사는 ‘내부 사정’을 이유로 입찰 공고일이 5일로 변경됐다고 알려왔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입찰공고를 낸 것이 아니고 ‘지명 입찰’ 형태라서 5곳 이상 10곳 미만의 투자주관 희망사에 개별적으로 메일을 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
동해 심해 가스전 예상 수익도 발표 내용과 추후 설명이 달랐다. 전 세계 교수진과 연구진, 자원 관련 학과 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석유공사 관계자는 새로운 유전 발견을 통해 11조원의 수익을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다 보도가 나간 이후 석유공사는 ‘예전 수치’라고 해명을 했다. 최근 산정한 예상 수익은 얼마냐고 물어보자 “그런 건 없다”는 황당한 답이 돌아왔다.
시추공 한 곳을 뚫으려면 최소 1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20% 정도의 시추 성공률을 고려했을 때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투자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더구나 동해 심해 가스전은 모든 국민이 기대하는 ‘산유국 프로젝트’다. 최대 매장량이 발견될 시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다는 게 학계 의견이다. 성공한다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4%에 달하는 우리나라에 초특급 호재임이 분명하다.
정부와 학계의 희망이 현실로 이어지려면, 그 밑바탕에는 정부와 시추 사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필요하다. 에너지 안보 사항, 상대방과의 계약 조건을 이유로 공개할 수 없는 자료도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공사가 밝힐 수 있는 정보조차 틀리는 일이 반복된다면 사업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이 성공하길 바란다. 그리고 이 기대가 ‘불신’으로 바뀌지 않도록 보다 프로다운 모습의 석유공사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세종=이신혜 기자(shin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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