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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갤러리아 신사업 이끄는 한화 3남 김동선…본업 경쟁력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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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직책 '미래비전총괄' 임명, 한화그룹 청사진 그려
갤러리아백화점 하락세…신사업 투자·개발 빨간불 켜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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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사진 좌측 상단)이 F&B 등 그룹 신사업을 총괄 추진하는 가운데 한화갤러리아의 본업 백화점 사업이 부진해 경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전경 /우지수 기자·한화갤러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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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우지수 기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가 백화점 사업 부진을 겪고 있다. 김 부사장은 식음료(F&B) 사업에 힘을 주고 있지만 아직 백화점에 비해 규모가 작아 타개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김 부사장이 '본업 경쟁력' 위기를 겪는 한화갤러리아에서 F&B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일궈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선 부사장은 이달 한화갤러리아 인사에서 기존 맡고 있던 전략본부장을 떠나 '미래비전총괄'이라는 직책을 새로 맡았다. 미래비전총괄은 회사의 F&B 등 미래 신사업 청사진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현재 한화그룹 내에서 신사업 발굴 역할을 맡고 있는 김 부사장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꾸준히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장내매수하며 회사 지배력과 경영책임을 키워 왔다. 지난 6월 말 기준 김 부사장이 보유한 한화갤러리아 보통주식 지분율은 2.32%로 최대주주 (주)한화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그룹 차원에서 신사업 발굴, 청사진 그리기를 맡고 있다. 이 역할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백화점 사업에 할애하는 업무가 축소된 것"이라며 "F&B 부문을 포함해 앞으로 회사를 이끌 다양한 사업군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로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사업 부문에서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 역할이 더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부사장이 신사업에 집중하는 동안 본업 갤러리아백화점의 업계 입지는 악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 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고, 매출액 역시 7억4000만원 감소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 점유율과 시장 입지에서도 하락세를 겪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경상판매액 점유율은 지난 2021년 8.1%에서 올해 6월 6.5%까지 떨어졌다. 대표 매장인 압구정동 명품관은 지난해부터 국내 백화점 매출액 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올해 2분기는 한화갤러리아가 지난해 3월 1일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분할한 뒤 전년과 실적을 온전히 비교할 수 있는 첫 분기였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침체 등 대외적 환경 변화와 고정비 및 신규 사업 투자 비용 증가 등이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면서 "점포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신사업 안정화를 통해 수익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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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6일 파이브가이즈 1호점 강남점 개점을 기념해 김동선 당시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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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사업 부진으로 김 부사장의 신사업 행보에 부담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부사장이 신사업 부문 성장을 꾀한다고 하더라도 투자금과 운영 여력 등은 본업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제품 매출액 중 백화점 매출액이 92%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햄버거와 와인 등 식음료 부문은 8%에 그쳤다.

올해 2분기 공시된 한화갤러리아 자본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과 비교해 유동자산 규모가 감소했고 장·단기차입금은 늘었다.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줄었는데 갚아야 할 돈은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 같은 재정 흐름은 사업 투자의 부담 요소가 된다. 이와 관련,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본업이 성장세에 있다면 신사업 개발에 적극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본업이 어렵다면 사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인적분할 이후 올해 2분기까지 공식적으로 세 가지 신사업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6월 28일 커피 프랜차이즈 빈스앤베리즈를 운영하는 한화비앤비를 한화솔루션으로부터 56억원 규모로 인수했다. 한화비앤비는 지난 2013년 한화갤러리아가 식음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한 법인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5월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왔다. 그러면서 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국내 법인 에프지코리아를 한화갤러리아 지분 100% 자회사로 회사 자본금 20억원을 사용해 설립했다. 지난해 6월에는 와인 수입 업체 비노갤러리아를 한화갤러리아 자본금 5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파이브가이즈는 현재 국내 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5년간 15개 점포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 주도로 유기농 주스, 과실음료 제조 기업 퓨어플러스 인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약 200억원 규모로 지금까지 한화갤러리아의 신사업 중 최대 지출이 예상된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뿐만 아니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푸드테크 신사업 한화푸드테크, 로봇 회사 한화로보틱스 등 한화그룹의 다양한 미래 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이 담당하는 F&B 신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사업 부진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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