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한해 장기 기증자가 100만 명당 8명 정도입니다. 기증자의 가족들은 기증을 결정하는 과정이 너무 힘겹다고 말합니다.
계속해서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고열과 경련으로 입원했던 세 살배기 서윤이.
심정지가 오고, 소생 가망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머니는 힘겨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우서윤 양 어머니 : 친구들 구해주고 가는 게 조금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우리 아기는 정말 큰일 하고 간 너무 멋진 아이죠.]
서윤이는 장기를 기증했고, 또래 아기 4명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우리나라 뇌사 장기 기증자는 지난해 기준 483명입니다.
10년 전이나 요즘이나 그 수는 비슷합니다.
인구 100만 명당 뇌사 장기 기증자는 8명으로, 스페인 46명, 미국 45명, 영국 21명보다 크게 적습니다.
반면 국내 이식 대기자는 5만 1천여 명으로, 10년 새 2배 늘었습니다.
대부분 장기이식만이 희망인 경우인데, 한 해 2천 명 넘게 이식 대기 중에 숨집니다.
기증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장기 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 보편적이지 않은 탓이 큽니다.
뇌사자의 가족들은 기증 절차의 문제도 있다고 말합니다.
27살 김건혜 씨는 스노클링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장기를 기증했고, 4명을 살렸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장기 기증을 동의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자신의 동의로 딸의 사망을 확정 짓는 뇌사 판정의 절차 자체가 힘겨웠고, 무엇보다 가슴이 아팠기 때문입니다.
[김보정/김건혜 씨 어머니 : 내 아이의 마지막을 우리가 먼저 결정을 하는 거잖아요. 그 결정 자체를 우리 유가족이 먼저 해야 되는 게….]
[강은정/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교수 : 기증까지의 과정에서 의료진과 보호자의 라포(심리적 신뢰)가 많이 중요한데 (장기기증까지) 매번 면담을 하면서 보호자들의 마음을 다독이면서….]
가족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고, 장기 기증의 숭고한 뜻도 기리는 '울림길' 같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하륭,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조수인·손승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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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정 기자 park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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