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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전당대회장 600m 밖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해리스에 “이스라엘 무기지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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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역 200여개 단체 참여

민주당에 ‘정책 전환’ 촉구

경향신문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미국 반전 시위대가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인 19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니언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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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우리의 표를 얻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무기 제공을 포함해 이스라엘 지원을 전면 중단하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인 19일(현지시간) 시카고 유니언 공원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 9·11·13세 세 자녀와 함께 참석한 세린 허비트는 힘주어 말했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인 그는 줄곧 민주당에 투표해왔지만 민주당이 이스라엘 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제3 후보’인 질 스타인 녹색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와도 상관없냐’는 질문에 그는 “우려스럽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우리(미국인들)의 수준이 그것밖에 되지 않는 것”이라며 “가자지구에서 한 민족을 절멸하는 행위가 일어나고 있는데 해리스는 이를 방조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추인하는 전당대회장으로부터 불과 600m 떨어진 시위 현장에선 조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전폭적인 이스라엘 지지에 반발하는 진보 성향 시민들의 싸늘한 민심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미 전역 200여개 단체가 모인 ‘DNC 행진’이 주최한 집회에 참가한 이들은 ‘학살 지원을 중단하라’ ‘더 이상의 폭탄은 안 된다’ ‘무기가 아니라 식량을 보내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미 정부의 이스라엘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맹목적인 이스라엘 지원 기조는 올해 봄 반전 시위가 주요 대학가를 휩쓸고, 미시간주 민주당 경선에서 ‘지지 후보 없음’이 13%를 득표하면서 시험대에 올랐다. 해리스 부통령으로 대선 후보가 교체되면서 전쟁에 반대하는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이 다소 주춤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미 주요 도시 중 팔레스타인계 인구가 가장 많은 시카고에서 만난 시위 참가자들은 “해리스와 바이든의 정책은 똑같다. 해리스는 바이든의 뒤에 있었다”며 민주당의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미네소타주에서 온 대학생 사슈미트 라흐만은 “이대로라면 민주당은 우리의 표를 한 표도 갖지 못할 것”이라며 ‘즉각 휴전, 이스라엘에 대한 완전한 무기 판매 금수 조치, 모든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요구했다.

거센 반전 여론에도 민주당의 정책이 실제로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채택된 새 민주당 정강·정책에는 전쟁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요구해온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는 담기지 않았다.

시카고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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