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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여야 대표 회담 생중계로"…한동훈, 전격 제안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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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인사와 붙어본 적 없는 한동훈

'생중계' 선제안 의도는 '국민 알권리'

"정치적 계산…'韓 유리' 보장도 없어"

민주 "상당히 불쾌"…대응 고심

아이뉴스24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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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5일 예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을 생중계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야권 인사와의 1대1 토론 경험이 없는 한 대표가 '생중계' 카드를 먼저 내민 것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채상병 특검법·25만원 지원금법' 등의 부당함을 국민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라는 생각이 깔린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제에 대해서 굳이 거부할 거 없이 다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며 "가급적 '열린 회담'을 하자는 것이 저희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회담이 굉장히 오랜만에 있는 것이고, 국민들께 빨리 뭔가 결과를 드려야되는 것이라서, 민주당이 동의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오픈해서 하면 어떨까라는 제안을 해보려 한다"고도 했다. '생중계' 제안은 한 대표의 뜻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가 이같은 제안을 한 이유는 '국민 알 권리' 때문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생중계 제안은) 한 대표 뜻이기도 하고, 당 차원에서도 생각한 것"이라며 "국민들께서 토론 전체를 보시고 무엇이 맞고 틀린지를 판단하실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 제안을 한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통화에서 "그간 당대표 간 회담을 하면 식당에 들어가 조용히 만나고 나와 각자 입장만 언론 브리핑을 통해 말하는 경우가 많았지 않느냐"며 "국민들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대표가 '일부'도 아니고 '전체 공개'를 제안한 데는 이 대표와 '정책'으로 붙어도 국민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전국선거 토론회를 치뤄본 경험은 없으나, 지난 전대 당시 경쟁 후보들과 수 차례 정책 관련 토론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한 대표는 핵 보유, 물가, 세제 등과 관련해 본인 논리를 대체로 명료하게 내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대표가 된 이후 '여야 공동 금투세 토론회' 개최를 주장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도 워낙 말을 잘하는 정치인으로 정평이 난 분이라, '이 대표보다 말 잘하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준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도 "한 대표가 '전국민 25만원 지원금 지급과 같은 포퓰리즘보다는 선별 지원이 맞다'고 이 대표보다 정책적으로 더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에 대해 "언론에서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 대표가 갑작스럽게 이를 제안한 것은 정치적 계산의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당 내 입지가 아직 확고하다고 볼 수 없는 한 대표가 이 대표와 1대1 구도를 통해 '대선주자'로서 이미지를 더욱 굳히려 한다는 것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회담이 중계가 되면 사실 험한 말이 100% 다 나올 수 없다"며 "한 대표가 이 대표보다 정치적 경험치는 떨어지지만, 민생 관련 부분에 대해선 스터디로 따라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봤다.

이어 "한 대표가 이 대표와 1대1로 붙는다고 해도 유리하다는 보장도 없다"고도 했다. 최 평론가는 "민생으로 회동 의제를 제안한다고 해도 중계가 되면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문제 등으로 이야기가 넘어갈 수 있다"라며 "이 대표가 '대통령실 책임론'을 지적하면 한 대표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봤다.

민주당은 한 대표에 이날 제안에 당장 거부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한 대표가 여야 대표회담을 하나의 정치적 이벤트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상당히 불쾌하다"고 했다. 한 대표 측은 이에 대해 "서로 대화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주자는 것 뿐"이라며 "민주당에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 조금 당황스럽다"고 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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