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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태풍인데 왜 더 덥죠"…종다리, '고온다습'한 공기 몰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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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태풍 종다리 북상…20일 제주 시작 한반도 영향

전국 비 예보된 21일에도 낮 최고 29~35도 찜통더위

시민들 "보통 비 오면 시원해지는데…이런 적 처음"

고온다습 공기 유입되기 때문…무더위·열대야 계속

뉴시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 중인 20일 부산 남구 이기대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무더위에 산책로를 오르고 있다. 2024.08.20. yulnet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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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태성 오정우 기자, 이연주 인턴기자 = 북상 중인 9호 태풍 '종다리'가 20일부터 한반도에 상륙해도 종다리가 고온다습한 공기를 몰고오기 때문에 찜통 더위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태풍이 오면 무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했던 시민들은 열대야에 잠 못 드는 밤을 걱정하는 모양새다.

20일 오후 찾은 서울 서대문구 이대역 앞. 태풍 종다리가 제주도로 이동하고 있는 소식에도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오르는 무더위에 시민들은 땀방울을 흘리며 폭염에 힘겨워하는 모습이었다.

길을 걷는 이들은 각각 휴대용 선풍기나 시원한 음료수를 손에 들고 더위를 피하려는 듯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 커플은 파란색 우산으로 햇볕을 가리고 걸어오더니 서둘러 전철역으로 들어갔다.

출구에서 이제 막 나온 모녀는 더위에 단단히 대비한 모습이었다. 반팔에 반바지를 입은 딸은 썬캡 모자를 쓰고 있었고, 선글라스를 쓴 젊은 어머니는 손에 들고 있던 양산을 펼쳤다.

더위에 지친 시민들은 다가오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없어야 한다며 우려를 표하면서도, 이번에 내리는 비로 인해 기온이 내려간다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윤정(29)씨는 "그동안 너무 더워서 태풍으로 심한 피해만 없다면 시원해질 수 있어 좋긴 하다"며 "과거엔 이정도로 더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요새는 더위에 매일매일 놀란다"고 말했다.

배모(74)씨 역시 "요새 너무 더워서 야외 활동하는 게 힘들 정도"라며 "비가 확 내려서 기온이 쭉 내려가면 시원하고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태풍은 지난 장마 때와 마찬가지로 연일 이어지는 한반도의 무더위를 식히는 데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 36도, 인천 35도, 수원 35도, 춘천 34도, 강릉 32도, 청주 36도, 대전 36도, 전주 35도, 광주 34도, 대구 35도, 부산 33도, 제주 33도다.

보다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 전국 곳곳에 비가 예보된 21일 역시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29~35도로 평년(최고 27~31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은 보통 비가 내리면 기온이 떨어지는 상식과는 다르게 올해 여름은 비가 내려도 무더위가 계속되는 것이 생경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모(27)씨는 "보통 비가 오면 시원해지는데 이렇게 더운 날씨는 제 기억에 없다"며 "얼마 전 태국에 다녀왔는데 태국도 비가 내리면 시원하다. 한국은 더 더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우(54)씨도 "태풍이 오는데 오히려 습해지고 더 더워진다고 들었다"며 "전에는 이런 적이 없는데 이렇게 장기간 열대야가 지속된 적은 잘 없었다"고 했다.

비가 내려도 이처럼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이번에 북상하는 태풍 종다리가 한반도 남쪽 저위도에 있던 고온다습한 공기를 운송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태풍은 오히려 한반도의 기온을 높일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수에 의한 일시적인 기온 하강이 있을 수 있지만 남풍을 타고 고온 다습한 공기가 꾸준히 유입돼 밤에도 열대야가 이어지겠다"며 "태풍이 지나고 기압계가 재배치되면서 시베리아의 찬 공기가 내려와야 무더위가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ctory@newsis.com, frie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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