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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양양 다녀오면 거르라고?…젊음·유흥 명암 공존 인구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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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밤 강원 양양군 현남면 인구해수욕장 일대가 막바지 피서를 즐기려는 피서객들로 붐비고 있다.


"10년 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저희도 아쉽네요."

막바지 피서철로 접어든 지난 18일 밤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인구해수욕장 일대는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습니다.

인근에 낚시를 할 수 있는 인구항이 있고, 강릉하고도 가까워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주로 찾던 이곳은 2010년대 초부터 '서핑 명소'로 주목받았습니다.

이후 코로나19 시기 서핑을 즐기려는 젊은 층 유입이 급격히 증가했고, 젊은이들이 몰리면서 최근에는 '유흥 성지'라는 오명까지 얻었습니다.

유흥 성지라는 인식이 확산하자 자연스레 인구해변, 양양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도 증가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양양에 놀러 가면 안 되는 이유', '양양에 이성 친구 보낸 후기', '양양 다녀오면 걸러라'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실제 방문해본 '인구해변의 밤'은 이와 비슷하지만 달랐습니다.

맨눈으로 확인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비율은 인근 강릉 경포해변이나 속초해변 등에 비해 확연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서퍼 등 순수하게 유흥(遊興)을 즐기기 위한 피서객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 인구해변에서 만난 김 모(55) 씨는 서울에서 아들, 딸 등 온 가족이 다 함께 방문했습니다.

김 씨는 "젊음을 느껴보고 싶어 일부러 이곳으로 왔다"며 "야자수와 캠핑 의자 등도 곳곳에 있어 동해안 다른 해변보다 이국적이고 이색적인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습니다.

10년 차 서퍼 이 모(31) 씨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 씨는 "처음 서핑을 접한 2015년과 지금 인구해변 이미지가 많이 달라져 안타깝다"면서도 "다만 저를 포함한 외지인들이 조용한 동네 분위기를 헤쳤다면 분명 반성하고 고쳐나가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밤 10시가 넘어서자 인구해변 '양리단길'은 술집 네온사인 불빛 아래 클럽 영업직원(MD)의 호객 행위와 피서객들 간 즉석 만남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었습니다.

인구해변이 왜 유흥 성지인지로 불리는지를 실감하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양양지역 피서객 수가 예년에 비해 감소한 이유로 유흥 등 부정적 이미지의 확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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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양군 현남면 인구해수욕장을 방문한 피서객들이 막바지 피서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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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는 지난 18일까지 양양지역 해수욕장 피서객 수를 지난해보다 10% 감소한 69만1천160명으로 집계했습니다.

강원 동해안 6개 시·군에서 지난해보다 피서객 수가 감소한 지역은 양양이 유일합니다.

또 지역 서핑 업계에서는 유흥 인구 유입으로 서핑 수요는 오히려 줄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특히 인근 주민들은 피서철마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소란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다만 양양군은 최근 몇 년간 피서객 수 증가에 견인 역할을 한 젊은 층의 수요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러한 수요는 유지하면서 올바른 피서 문화 정착을 위해 관계 기관과 힘을 합치고 있습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양양지역 이미지가 다소 과장되게 부정적으로 퍼진 부분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올여름 양양지역 해수욕장에서 마약류 관련 범죄로 적발된 건수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군 관계자는 "올해부터 인구해변에 여름 파출소를 운영하면서 기동순찰대원 20∼30명이 매일 순찰하고 있다"며 "범죄 예방에 상당한 효과를 보면서 주민 민원도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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