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이사 선임, 부적절했더라도 위법하진 않았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19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종합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무리한 과방위 청문회와 변론자료 유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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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부위원장 겸 위원장 직무대행이 야당 주도로 진행하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대한 국회의 청문회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3차 청문회도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직무대행은 19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무리한 과방위 청문회와 변론자료 유출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위법 부당한 청문회로 방문진(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라는 기관의 구성을 막고, 방통위라는 정부 기관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며,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공무원의 고통을 강요하는 일은 그만둘 때"라며 "소모적인 청문회를 이제 조속히 마무리하는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야당 주도로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선임 등 불법적 방송장악 관련 청문회'를 진행 중이다. 지난 9일과 14일 1, 2차 청문회를 진행했고 오는 21일 3차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이는 지난달 31일 이진숙 방통위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2인 체제에서 진행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결의 불법성을 따지기 위함이다. 이진숙 방통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국회가 탄핵을 의결하면서 취임 사흘만에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야당 의원들은 비공개 회의에서 불법적으로 공영방송 이사가 선임됐다고 주장하며 속기록과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직무대행은 비공개로 진행된 방통위 전체회의 내용 공개 여부는 위원회 의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진술할 수 없다고 맞섰다. 국회 과방위는 이를 문제 삼아 김 직무대행을 증언거부로 고발했다.
김 직무대행은 "행위의 주체가 아닌 자에게 공개를 요구하고, 이를 이행할 권한이 없다고 증언한 저를 고발의결해 형사 소추의 위험 앞에 놓이게 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무자비한 의사결정을 통해 형사절차에 내던져지는 처사에는 인권유린이 있다고 보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해 판단을 받을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직무대행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절차적 미비점이 있었을지언정 위법성은 없다고도 했다. 김 직무대행은 "불법이라고 규정할 정도라면 방문진 이사를 선임한 방통위 상임위원이 부정한 이득을 취하거나 부정한 청탁을 받고서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며 "기껏해야 이전에 한두차례 시행했던 관행을 따르지 않아 적절하게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그치는 것이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직무대행은 방문진 야권 이사 3인이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방문진 신규 이사 임명 집행정지 소송' 과정에서도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송 목적을 위해 제출된 방통위 소송대리인의 답변서가 국회로 유출돼 과방위원장이 청문회 중에 들고 흔들면서 증인(김 직무대행)을 압박했다"고 했다. 그는 "집행정지를 신청한 자들이나 그 소송대리인이 이를 유출했을 가능성이 유추되는데, 이는 변론권 침해일 뿐 아니라 변호사가 유출했을 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며 "대한변호사협회에 진정해 진상규명을 요청했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오는 21일 예정된 3차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 14일 2차 청문회에 참석했던 이진숙 위원장도 불참한다. 김 직무대행은 "방통위 상임위원 5명의 업무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어 21일로 예정된 3차 청문회에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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