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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배터리 기술·기능 공개 정공법으로 ‘전기차 포비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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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판매 車 배터리 모두 공개

현대차·기아, ‘전기차 두뇌’ BMS 공개

이차전지, 폭발억제기술 개발도 분주

업계, 안전성 강조 통해 정면돌파 나서

판매사 21곳 69개 車 배터리 정보 제시

LG엔솔 등 국내 3사 제품 탑재 62%

CATL·파라시스 등 중국산 사용 25%

韓 판매 1위 테슬라는 국토부에만 제공

전기차 화재 우려가 확산하면서 제조사와 수입사들이 국내에 판매하는 승용 전기차의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모두 공개했다.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며 안전성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인천 아파트 주차장 화재 뒤 확산 중인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를 극복하겠다는 업계 의지로 풀이된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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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도 결국 배터리 공개

18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리콜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내외 전기차 브랜드 21곳이 총 69개 차종의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이로써 일부 상용차 브랜드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모든 브랜드의 배터리 제조사가 확인됐다.

공개된 차량 가운데 43종(62.3%)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제품을 탑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종(24.6%)은 CATL, 파라시스 등 중국산을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는 9종은 국산과 중국, 일본산의 배터리가 함께 사용됐다.

특히 관심을 끈 브랜드는 가장 늦게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한 테슬라다. 전기차로만 한정했을 때 테슬라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량 1위 브랜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1∼7월 전기차 판매량은 2만60대로, 같은 기간 전체 전기차 판매량인 8만613대의 24.9%를 차지했다. 올해 판매된 전기차 4대 중 1대는 테슬라 차량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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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전기차 모델3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 CATL 배터리가 탑재됐고, 모델Y도 마찬가지다. 모델X와 모델S에는 파나소닉 배터리가 들어갔다.

다만 이는 다른 브랜드가 여러 배터리를 사용한 모델의 경우 해당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의 연식과 트림을 세분화해 공개한 것과 대조적이다. 테슬라코리아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국토부에 공개한 뒤에도 자사 홈페이지에는 별도로 게시하지 않았다.

이 밖에 한국지엠의 쉐보레 브랜드 2종(볼트 EV, 볼트 EUV)과 르노코리아의 3종(트위지, ZOE, SM3 Z.E.)에는 모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됐다.

KG모빌리티는 전기차 2종(토레스 EVX, 코란도 EV)에 중국 BYD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볼보는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 모델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했다. 재규어의 I-PACE EV400, 포르셰의 타이칸 전 모델에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사용됐다.

폴스타는 폴스타2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폴스타4에 CATL 배터리를 각각 탑재했다.

렉서스는 유일한 전기차 모델인 RZ450 e에 도요타와 일본 파나소닉홀딩스 합작사 PPES(프라임플래닛에너지&솔루션즈)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미니(MINI)는 1개 차종(미니 일렉트릭)에 CATL 배터리를 적용했다.

◆전기차 업계, 안전성 강조 정면돌파

최근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면서 업계는 하반기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전기차를 비롯해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며 회생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전기차 화재 우려 확산이라는 악재를 만나며 안전성을 강조하는 정공법으로 돌파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배터리를 제어하는 전기차의 ‘두뇌’인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술과 기능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특히 최근에 개발된 순간 및 미세 단락을 감지하는 기술이 배터리 화재 사전 감지에 큰 효과가 있다고 보고 신규 판매 차량과 이미 판매된 전기차에도 연말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차전지 업계에서는 배터리 열폭주를 지연하거나 억제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업계에서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제 대중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과도하고 막연한 전기차 공포가 퍼지는 것을 경계하며 보다 근본적인 전기차 안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균관대와 삼성SDI가 손잡고 설립한 배터리공학과의 대표 교수인 윤원섭 교수는 “충전 깊이(충전율)와 화재는 당연히 관련이 있지만, 지배적인 원인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과충전 방지, 지하주차장 금지 등의 전기차 화재 대책을) 규정화할 때 인과관계를 먼저 확인해야 하며,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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