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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리벨리온·사피온 합병, 유니콘 비상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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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비율 2.4대 1' 본계약 체결…박성현 대표 경영주도 "AI반도체 '골든타임' 잡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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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벨리온-사피온코리아 합병법인/그래픽=김다나


AI(인공지능)반도체 설계분야에서 국내 첫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탄생했다. 리벨리온사피온코리아가 합병계약을 완료하면서다. 양사는 합병 후 200여명이 넘는 반도체 개발인력과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리벨리온과 SK텔레콤은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의 합병비율을 2.4대1로 확정하고 합병 본계약을 했다고 18일 밝혔다. 사피온코리아는 SK텔레콤의 계열사다. 합병법인명은 리벨리온으로 경영은 박성현 현 리벨리온 대표가 맡는다.

최대주주는 박 대표 등 리벨리온 창업자들이다. 합병비율 2.4대1을 적용하면 최대주주는 SK그룹이지만 SK그룹은 리벨리온 창업자들의 지위를 보장하기 위해 합병 전까지 보유주식 3%포인트를 매각하고 2대주주가 되기로 했다.

리벨리온과 SK텔레콤은 연내 합병법인 출범을 목표로 속도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앞으로 2년 정도를 한국이 글로벌 AI반도체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골든타임'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번 계약은 한국 AI반도체의 도약을 위해 국가 차원의 총력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투자자·사업파트너 등의 대승적 결단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어느 때보다 치열한 'AI반도체 전쟁' 속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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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신성규 리벨리온 CFO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리벨리온 측에서 합병업무를 총괄해온 신성규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인력과 자본을 한데 집중해 제품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게 이번 합병의 기대효과"라며 "리벨리온이 잘하는 분야, 사피온이 잘하는 분야를 합치면 글로벌 시장에서 견줄 만한 체급과 실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는 모두 데이터센터에 장착되는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설계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이다. 개발성과나 밸류에이션 등을 기반으로 국내에선 빅3 NPU 팹리스로 꼽힌다. 지난 5월 기준 각각 직원 123명, 108명을 고용했다. 대부분 개발인력으로 합병법인은 개발자만 200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팹리스 기업 중 최다 수준이다.

양사가 보유한 네트워크들도 합병법인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피온코리아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스퀘어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이 AI 인프라사업에 집중하는 만큼 합병 후에도 데이터센터 탑재,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등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리벨리온의 지분 13%를 보유한 KT그룹이나 SI(전략적 투자자)인 아람코, 신한벤처투자 등도 협업을 이어갈 전망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회사가 구축 중인 AI 밸류체인 3대 영역 가운데 하나인 'AI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AI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와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도 합병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양사가 현재의 기술우위를 유지하기에는 회사규모가 작아 걸림돌이 될 수 있었다"며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시너지를 낸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대적할 만한 경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앞으로 조직융합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신 CFO는 "설립 배경부터 조직문화까지 다른 두 조직이 빠르게 융합할 수 있도록 PMI(인수 후 통합) 과정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박성현 리더십을 중심으로 합병법인이 로드맵을 그리는데 양사의 조직이 수긍하고 집중할 수 있는 기술적·사업적 청사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사의 기업가치는 리벨리온 8100억원, 사피온코리아 33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통합법인 기업가치는 1조14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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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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