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2 (목)

DJ 서거 15주기 … 韓 "진영 초월한 혜안" 李 "먹사니즘 뿌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우원식 국회의장(왼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운데),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모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동교동 사저 매각 논란 속에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여야 주요 인사들이 행사에서 얼굴을 맞댔지만 추도사를 통해 고인을 바라보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진영을 뛰어넘는 혜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인 박찬대 원내대표는 "불의와 타협하지 않겠다"며 윤석열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 대표, 박 원내대표 등 정치권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최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비판'의 중심에 섰던 이종찬 광복회장도 자리했다. 또 이날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둔 이재명·김두관 민주당 대표 후보도 추도식에 참석했다.

한 대표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의 정치를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들이 사회에 진출해 있는 때이지만,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김 전 대통령의 정치와 리더십에 대해 생각한다"며 "김 전 대통령은 현재 어떤 정치인들보다 더 지금에 맞는, 진영을 초월해 시대정신을 꿰뚫는 혜안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인적 현실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을 함께 갖춰야 한다' '현미경처럼 치밀하게 보고 망원경처럼 멀리 봐야 한다' 등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 말씀들을 실천하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앞둔 이재명 후보는 공식 추도사 대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을 기렸다. 그는 "어느 때보다도 '김대중 정신'이 절실한 오늘"이라며 "김 전 대통령께서 앞장서 열어주신 길을 따라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을 잃지 않되 현실에 뿌리내려 국민의 삶을 바꿔야 한다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가르침은 (제가) 자주 강조했던 '먹사니즘'의 뿌리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의 생전 발언 중 '민생' 부분에 대한 인식이 한 대표와 맞닿은 셈이다.

그러나 우 의장과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며 김 전 대통령의 연설에 등장했던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 민생 등 분야별 업적을 언급하며 "우리는 오늘 대통령님 영정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행동하는 양심'의 최선봉에 서겠다"며 "대통령님께서 생전에 간절히 당부하셨던 민주주의의 완성, 민생경제의 회생, 한반도 평화 번영의 실현을 위해 민주당이 사즉생의 각오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추도사에서 "갈등과 위기가 중첩되고 나라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지만 우리가 갈 길은 더 또렷해지고 있다"며 "생의 마지막 연설에서 말씀하신 '행동하는 양심'으로 평화로운 남북관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 어떤 외세로부터도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이 또렷한 나라, 어떻게든 그 길을 뚫겠다"고 강조했다.

[김명환 기자 / 서동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