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커털린 전 헝가리 대통령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저출생 대응 정책 특강을 하고 있다. 헝가리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커털린 전 대통령은 2022년부터 올 2월까지 재임했다. /이덕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에선 ‘개모차’가 유모차보다 더 팔린다는데, 개는 절대 아이를 대체 못 합니다. 제가 세 아이 엄마이자 개 두 마리를 키우는 애견인이라서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아이가 사라진 나라는 죽어가는 나라인 걸 명심해야 합니다.”
국민의힘이 11일 노바크 커털린(47) 전 헝가리 대통령을 국회로 초청해 특강을 들었다. 저출생 정책을 성공시켰다고 평가받는 헝가리 전직 대통령을 초청해 저출생 해결 성공 사례를 직접 듣고 대응책을 강구하자는 취지였다.
커털린 전 대통령은 2014년부터 헝가리 정부의 저출산 정책을 담당했고, 2022년부터 지난 2월까지 헝가리 최초 여성 대통령을 지냈다. 헝가리는 이민을 받아들이는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출산을 통해 인구를 늘린다는 방침 아래 각종 지원책을 펼쳐 합계출산율을 2011년 1.23명에서 2021년 1.59명으로 끌어올렸다.
‘헝가리 모델’은 한동안 여권에서 ‘금기어’나 마찬가지였다. 나경원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을 맡았던 지난해 초 출산 가정에 전세 자금 대출 원금까지 탕감해 주는 ‘헝가리식 모델 도입’을 주장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현금성 지원은)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공개 반박을 당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이런 사연이 있는 ‘헝가리 모델’ 특강 자리까지 마련한 것은 저출생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11년 1.24명에서 작년 0.72명으로 떨어졌다.
커털린 전 대통령은 “재정 지원도 중요하지만, 사회의 가치관 정립도 핵심”이라면서 “한국 사회가 정말로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되짚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분들이 큰 사이즈의 차를 많이 몰던데, 그 차에 아이들이 있는 경우는 별로 못 봤다”고도 했다. 다만 헝가리도 코로나 사태 이후인 2022년과 2023년엔 합계출산율이 각각 1.52명과 1.5명으로 다시 떨어져 정책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헝가리 저출산 극복 모델
헝가리 정부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지난 10여 년간 자녀가 있거나 출산 계획이 있는 가정에 현금성 지원을 집중하는 정책을 펼쳐 출산율을 끌어올렸다. 임신 13주 차부터 세제 감면은 물론 주택 보조금과 학자금 대출 면제 등의 혜택을 주고, 자동차 구매 보조금과 가스료 할인, 생필품 보조 혜택도 제공된다. 자녀를 3명 이상 출산한 30세 이하 여성은 소득세와 학자금 대출금이 각각 전액 면제·탕감되며, 부부가 출산 계획만 세워도 ‘미래 아기 대출’로 돈을 빌려준다. 헝가리 정부는 보육원 숫자도 두 배로 늘려 엄마들이 아이를 쉽게 맡기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양지혜 기자]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