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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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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경쟁률·증거금 '뚝'… 大魚 케이뱅크 상장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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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로에 선 IPO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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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의 투자 열기가 가라앉으면서, 시장에서는 과열 정상화 과정이라는 분석과 함께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소위 '묻지 마 투자'를 해도 수익을 내던 과열 국면이 진정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지만, 이를 감안해도 냉각 속도가 빨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상장한 기업 6곳 가운데 이노스페이스(-20.44%)와 엑셀세라퓨틱스(-16.70%)의 주가가 상장 첫날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상장한 유라클은 종가 기준 공모가와 동일한 수준에 그쳤다. 지난 12일 상장한 뱅크웨어글로벌(-1.56%)도 공모가를 밑돌았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이날도 전 거래일 대비 6.73% 급락하며 상장 후 4거래일 연속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뱅크웨어글로벌은 특히 수요예측 단계부터 기관투자자들의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작용했다는 점에서, 시장 냉각의 전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뱅크웨어글로벌은 지난달 23~29일 실시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5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를 희망범위(1만6000원~1만9000원) 최하단인 1만600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IPO를 추진한 기업 가운데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으로 정한 것은 뱅크웨어글로벌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이 상반기 수요예측 단계에서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며 공모주 고평가 현상이 일어난 것을 시장 급랭의 이유로 꼽는다. 기관투자자들이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한 가격을 적어낼 수 있었던 것은 높은 가격을 적어내도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고평가된 공모주가 상장 후 급락하며 시장의 냉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한 공모주 펀드 운용사 대표는 "상반기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대부분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며 공모가가 기업의 희망범위 상단을 넘기는 현상이 벌어졌다"면서 "그러나 상장 당일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기업이 나오며 고평가를 지탱하는 순환 고리가 끊어졌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일반청약에서도 고평가된 공모주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 7~8일 일반청약을 실시한 혁신형 치료제 개발 기업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경쟁률 65.83대1, 청약증거금 2385억원으로 모두 올해 상장 기업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어 8~9일 일반청약을 진행한 확장현실(XR) 솔루션 기업 케이쓰리아이가 경쟁률 34대1, 청약 증거금 930억원으로 하루 만에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공모 시장을 뒷받침하는 주식 시장이 최근 큰 변동성을 보인다는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77% 하락하며 2008년 이후 약 16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어 6일에는 하루 만에 3.30% 반등하며 시장의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한 증권사 IPO 부문 임원은 "공모주 시장이 과열만큼이나 냉각 속도도 빨라 중간이 없어진 것 같다"며 "증시마저 변동성이 커져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시장에선 공모주에 대해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고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하반기 상장을 준비 중인 케이뱅크 등 대형주의 흥행 여부가 향후 시장의 분위기를 판가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케이뱅크는 기업가치 5조원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오며 올해 IPO 시장에서 최대어 후보로 꼽힌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에 대해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상장 첫날 주가 변동폭 확대 이후 높았던 변동폭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7월 시프트업이 상장에 성공하며 추가 대어급 기업의 IPO 도전이 지속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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