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기관에는 '무늬만 입원 환자'도 상당수라고 한다. 입원비는 대개 실손보험에서 받아낼 수 있다 보니,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까지도 입원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입원할 필요가 없는 이른바 '선택입원군' 환자가 7만3470명으로 전체 요양병원 입원 환자의 14%에 이르렀다. 심지어 요양병원 11곳은 입원 환자 전부가 선택진료군 환자라고 하니 '무늬만 요양병원'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입원환자가 증가하면 진료비도 따라서 급증한다. 예를 들어 5년 차 폐암환자의 경우 요양병원을 이용하지 않는 환자는 의료비 지출이 연평균 120만원에 불과한 반면, 요양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는 1290만원으로 10배 이상 많다. 환자 입장에서는 실손보험으로 그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면, 진료비를 아낄 유인이 없다. 이는 실손보험 적자를 유발해 보험료 인상을 부를 뿐이다. 결국 환자에게 손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령화로 요양병원 입원 환자가 급증할 텐데, 과잉진료를 계속 내버려둘 수는 없는 일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23년 994만명에서 2035년 1521만명으로 급증할 것이고, 이로 인해 입원 일수는 45%나 늘어날 전망이다. 요양병원의 '복마전 행태'를 근절하지 않으면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적자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다. 불필요한 과잉진료는 엄중히 가려내는 장치를 마련하고, 허위급여 청구는 일벌백계해야 한다. 그래야 보험재정을 지키고, 환자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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