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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러 해군, 나토 전면전 대비해 유럽 각지 시설 핵 타격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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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2008~2014년 작성된 문건 입수 보도
유럽 내 군사·특수 시설 32곳 표적 삼아
"나토 동부 충돌이 전면전 확대될 수도"
한국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청사에서 쿠르스크와 벨고로드 접경지 상황에 대해 최고 안보·국방 당국자들과 회의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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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해군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잠재적 갈등 상황에 대비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로 유럽을 공격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타격 지점으로는 프랑스 서해안과 영국 북서부 등 유럽 깊숙한 곳까지 거론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러시아 해군이 2008년부터 2014년 사이 작성한 핵 타격 훈련 프레젠테이션 기밀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나토와의 전면전을 상정해 전술핵 및 재래식 미사일의 유럽 내 타격 지점 32곳을 지도에 상세히 표시했다.

해군기지, 레이더 시설, 잠수함 조선소 구체적 언급


구체적으로 노르웨이와 독일의 해군 기지, 레이더 시설, 특수 부대 시설과 영국 북서부 배로인퍼니스의 잠수함 조선소 등 방위 산업 시설이 목표물로 표시됐다. 문건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시나리오도 포함하고 있는데 지도에는 한반도와 일본 등에도 잠재적 표적이 표시돼 있다. 다만 FT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전 검토된 이 지도는 실제 운영에 사용되기보다는 장교들을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부연했다.

이 문건은 러시아가 수상함에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FT에 따르면 문건에는 "해군의 높은 기동성으로 '갑작스럽고 선제적인 타격'과 '다양한 방향에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수행할 수 있다"며 "핵무기는 원칙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파괴 수단'과 함께 사용하도록 지정돼 있다"고 적혀 있다.
한국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러시아 해군의 날을 맞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해군 퍼레이드에 참석하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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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유럽 전역 전면전 가능성 시사"


유럽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러시아의 능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자료인 만큼, 러시아와의 무력 충돌이 언제든 나토와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FT에 "러시아군이 발트 3국과 폴란드 같은 최전선 국가의 나토군과 교전하게 될 경우 유럽 전역의 표적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나토의 방공 능력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나토의 계산에 따르면 동맹국들은 러시아의 본격적인 공격에 대비해 동부 전선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능력의 5%도 갖추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유럽이 "거의 무방비 상태가 될 것"이라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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