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엑스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
일론 머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깔아준 판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신나게 놀았다.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담을 중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평소의 주장을 마음껏 펼쳤다. 물론 억지 주장도 대거 포함된, 대담이 아니고 만담 같은 대화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2시간 가량 진행된 대담에서 “인류의 최대 위협은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핵 온난화’”라면서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 등의 최고 지도자와 잘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을 잘 안다”며 “그들은 터프하고 총명하며 사악한 사람들이며, 자기들 게임의 정상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을 “급진 좌파 미치광이”로 몰아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 집권 기간 국경 문제를 방치했다고 비판하고,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팁에 비과세하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베꼈다고도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해리스 부통령이 언론 인터뷰를 회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일(정치)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질문에 답할 수 없거나 인터뷰를 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그것은 꽤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경선에서 물러난 이후 지금까지 공식 기자회견이나 좌담회에 응하지 않았다고 폭스뉴스는 지적했다.
이날 대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지금까지 전기차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테슬라를 극찬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에 승리할 경우 행정부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겠다고 제안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사람 모두 미국이 어떻게 강인하고 위협적으로 보이는 대통령을 필요로 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인터뷰 내내 머스크와 칭찬을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13일 발생한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그렇게 피를 많이 흘린 줄 몰랐다”며 “총격 사건이 발생한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를 10월에 다시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이번 대담은 이날 오후 8시(미국 동부 시간 기준·한국시간 13일 오전 9시)에 엑스를 통해 생방송 될 예정이었지만 40분 가량 지연됐다. 머스크는 “엑스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마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민주당이 이번 디도스 공격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한 엑스 사용자에게 머스크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번 대담에 앞서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머스크에 경고서한을 보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그는 서한에서 “증오와 무질서, 폭력을 선동하거나 특정 가짜 정보 관련 콘텐츠가 유포될 수 있다”며 “EU 디지털법(DSA)에 따른 ‘상당한 주의’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캠프는 EU를 “언론 자유의 적”이라며 “EU는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말고 자신들의 일이나 신경 써야 한다”고 맞받았다. CNN은 이번 대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소 20개의 거짓 주장을 했다고 전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