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춤했던 금값이 다시 사상 최고가를 향해 상승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커진 데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자산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나타났다.
반면 '디지털 금'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이 최근 가격 변동성과 제도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헤지 수단으로서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유일한 금 현물 상품인 'ACE KRX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한 달간 2.66% 올랐다. 'KODEX 골드선물(H)'도 같은 기간 1.95% 올랐다.
개인투자자의 관심도 몰렸다. 개인은 최근 한 달간 ACE KRX금현물 ETF를 24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 상장 원자재 ETF의 평균 순매수액(8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금값이 다시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온스당 금값은 2502달러에 거래 중이다.
금은 전날인 12일 2515.70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금값은 지난 2일 장중 2522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뒤 최근 주춤했지만 지난 8일부터 다시 오르고 있다.
금값 상승세는 최근 중동전쟁의 위험이 고조된 게 원인이다. 이스라엘이 이란 땅에서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야를 암살하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공습으로 살해하면서 이란·헤즈볼라의 보복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짐 와이코프 키트코 메탈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기술적 매수세에 더해 중동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등이 금값 상승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반면 가상자산 업계에서 금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해온 비트코인은 최근 높은 변동성과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면서 '디지털 금'이라는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7만달러 선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현재 15%가량 하락한 5만90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블록체인 벤처캐피털(VC) 아웃라이어벤처스의 재스퍼 드 매어 리서치 책임자는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현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좋은 헤지 수단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뉴스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독일 정부가 범죄자에게서 환수한 비트코인이 시장에 매도된 게 대표적이다. 10년 전 파산한 일본의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보유했던 비트코인도 최근 대거 시장에 풀렸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 가격이 항상 비트코인을 선행해왔기 때문에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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