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입도선매하듯 초청 확정
외교전 올인 입장 확고하게 피력
글로벌 외교전의 블랙홀로 부상
지난해 9월 중순 공안부장관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바 있는 또 럼 베트남 서기장(사진 왼쪽). 당시에는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차이치(蔡奇) 중앙서기처 서리 등을 만난 바 있다. 18일부터 3일 동안의 방중에서는 시 주석을 비롯한 많은 중국의 당정 최고 지도자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신화(新華)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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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최근 글로벌 외교전에 올인하는 양상의 중국이 이번에는 고작 취임 10일에 불과한 또 럼 베트남 서기장 초청에까지 성공하는 외교적 성과를 올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13일 전언에 따르면 18일부터 20일까지 3일 동안의 방중 초청을 통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가지게 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만약 초청이 진짜 성사되면 중국의 외교전은 베트남 서기장까지 시쳇말로 입도선매하게 된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현재 중국은 미국과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국운을 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자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우호국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더 심하게 말하면 다다익선의 상황이라고 해도 좋다. 올해 상반기에 초청 가능한 세계 주요국들의 정상들을 다 베이징에 불러모으면서 자국과의 대대적 관계 협력 증진을 제안한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한마디로 미국이나 영연방처럼 극도의 친미가 아닌 국가들은 다 "오케이!"라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급기야 한때 최대 적국 중 하나였던 베트남에게까지 우호적인 손짓을 보냈다. 구원을 버리지 못하고 대립하기보다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절실한 베트남 역시 적극 화답했다. 이는 부이 탄 선 외교부장관까지 대동한 판 민 찐 총리가 지난 6월 말 방중,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당정 최고 지도자들과 회동한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취임 10일에 불과한 또 럼 서기장이 첫 순방국으로 중국을 선택한 것이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해야 한다.
느긋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자국민들의 국민성과는 달리 이처럼 서둘러 초청한 것을 보면 중국은 또 럼 서기장을 극진하게 대접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우선 정상회담 카운터파트인 시진핑 주석을 비롯, 거의 모든 당정 최고 지도자들을 만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양국 관계의 격상을 전격적으로 발표할 것으로도 점쳐진다.
환추스바오(環球時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베트남은 중국의 전면전략적협력동반자 관계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선물을 주려고 작정할 경우 베트남을 자국의 영구적전면전략적동반자로 한 단계 더 격상시킬 수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관측에 따르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트남과의 대대적인 경제 협력 계획을 밝히면서 이른바 인탄(銀彈·금전) 외교의 진수를 보여줄 개연성 역시 농후하다. 중국이 베트남보다는 경제 및 산업 규모, 과학 기술 수준 등에서 훨씬 앞서 있는 만큼 베트남으로서는 중국이 이렇게 나올 경우 감지덕지할 것이 확실하다고 해도 좋다.
또 럼 서기장으로서도 자국민들에게 면이 크게 설 수 있다. 여기에 그가 국가주석 자격으로 유엔 연례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할 9월 말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사실까지 상기할 경우 양국 사이에서 자국의 국익에 큰 도움을 줄 캐스팅보트의 패마저 쥘 수 있게 된다.
중국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구더기 무서워 장을 담그지 않을 수도 없다. 더구나 이미 본격적으로 꺼내든 글로벌 외교전 올인이라는 전략을 일부 수정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여기에 또 럼을 중국에 불러들이면서 미국을 대략 난감하게 만드는 효과를 올릴 것이라는 사실까지 감안할 경우 그가 9월 말 미국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조우할 것을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중국이 글로벌 외교전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는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은 이로 볼때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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