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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파업에 1년에 중 39일 손해···"외국인 기업 전부 짐 쌀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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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노란봉투법 인식조사

한국GM 7월 파업에 생산 44%↓

노조 강경한 獨보다 노동손실 커

외투기업 85% "韓투자 감소할듯"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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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 외국인투자기업인 한국GM이 지난달 수출을 포함해 2만 2564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44.6%나 감소한 수치다. 주력 차종의 경쟁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이 기간 진행된 노조 파업이 생산 차질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12일 “유럽에서 노조가 가장 강하다는 독일조차도 임금근로자 1000명당 노동 손실 일수가 연간 6일 남짓에 불과하다”며 “한국은 연간 약 39일의 노동 손실이 발생하고 있어 근본적으로 경쟁이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외투기업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인식 조사에는 기업인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반영돼 있다. 가뜩이나 강력한 한국 대기업 노조가 이번 법 개정을 통해 날개를 달 수 있다는 것이다.

외투기업들은 특히 법 개정에 따른 노동쟁의 범위 확대가 국내 산업 현장에 가장 부정적(68%)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에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있을 때만 가능했던 노조 쟁의를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바꾼 것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이미 확정된 근로조건의 해석·적용 등을 둘러싼 분쟁(권리 분쟁)도 쟁의 대상에 포함된다. 해고자 복직이나 단체협약 미이행, 체불임금 청산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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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기업들은 쟁위 범위가 커질 경우 조직 개편과 같은 사용자 고유의 경영 판단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30.1%) 노사 간 이견이 발생할 경우 파업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심리가 확산될 것(27.6%)이라고 전망했다. 사법 결정을 받아야 하는 사안을 파업으로 해결하려고 해 법치주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응답도 10%나 나왔다.

이 같은 노사 분쟁 확대는 궁극적으로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외투기업인들의 전망이다. 외투기업의 절반 이상(51%)은 국내 투자가 1~10%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1~40%까지 투자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은 9%에 달했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올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70억 5000만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의 신뢰도가 커진 결과”라며 “노조 불확실성 때문에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외투기업인들 사이에서는 가뜩이나 노사 교섭 때마다 애를 먹고 있는데 앞으로는 하청 업체들과 개별 교섭을 벌여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노무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나온다.

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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