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검찰과 법무부

특수통 대신 기획통 총장 후보…검찰 '돌출행동' 예방주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상대 이후 첫 기획통 총장 가능성

더팩트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 지명자가 11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08.11/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취임하면 오랜만에 '기획통' 총장이 탄생한다. 정무감각과 조직관리가 뛰어난 기획통 총장을 발탁해 집권 후반기 검찰의 '돌출행동'을 예방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한상대 총장 이후 '기획통' 총장은 드물었다. 채동욱-김진태-김수남-문무일 등 이른바 '거악 척결' 전문인 특수통이 총장을 독점했다.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려던 문재인 정부 때도 검찰총장은 윤석열 총장에 이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출신인 김오수 총장을 낙점했다.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인 이원석 총장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수사한 특수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형사부를 비롯해 전통적으로 '공안통' 자리였던 대검 공안부장도 특수통을 앉혔을 정도였다. 서울중앙지검장, 중앙지검 1~3차장도 모두 특수통 출신으로 채웠다.

특수통을 편애하던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에 기획통 총장을 지명한 배경은 자기 수사에 애착이 강한 특수통 검사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때 이른바 '검란'으로 한상대 총장 사퇴를 주도했고 국정원 댓글수사팀장 당시 외압설을 폭로해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항명'한 적이 있다. 김건희 여사 수사를 놓고 겪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원석 총장,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의견 불일치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애초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 4명 중 3명을 차지했던 특수통 대신 유일한 기획통인 심우정 후보를 택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도 법무부 검찰과-국제형사과 등을 거친 기획통에 가깝다. 심 후보자가 정식 임명되면 검찰총장-중앙지검장이 모두 기획통인 이례적인 조합이 이뤄지게 된다.

더팩트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해 10월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심우정 차장검사와 귀엣말을 하고 있다. 2023.10.23.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심우정 후보자는 대통령실과 법무부 입장에서는 원활한 대화가 될 만한 총장감으로 평가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때 형사1부장으로 근무했고, 검찰총장 때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서 이른바 추-윤 갈등 국면에서 '윤석열 징계'를 반대하기도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에는 대검 차장검사에서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돼 장관 직무를 대신했다. 법무부 차관으로서 박성재 장관을 보좌했고 2013~2014년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때는 검찰국장이던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을 보필했다. 나이는 두살 많지만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1년 후배인 이원석 총장(27기)을 대검 차장으로서 지원하는 등 합리적인 성품을 지녔다.

이밖에 김오수 전 총장(20기)에서 이원석 총장으로 넘어올 때 연수원 7기수가 내려오는 등 급격했던 조직 변화를 추스르는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당장 김건희 여사 수사 마무리를 비롯해 집권 후반기에는 정부·여당에 불리한 검찰 이슈가 터질 수 있다. 심우정 후보자는 12일 지명 직후 취재진과 만나 정권 후반기 여권 수사 가능성을 놓고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고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원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관계 정립을 놓고는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일하는게 제일 중요하다"며 "총장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 총장으로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심 후보자는 12일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국회 인사 청문회를 준비한다.

lesli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