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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제9회 에너지혁신포럼] 다시 돌아온 '원전의 시대'… 두산, 그룹 재편으로 주도권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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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빌리티, 향후 3년간 SMR 설비 5777억원 투자 예고

올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피더관 공급 계약체결 등 성과

업계, 2050년 신규원전 절반 SMR 전망… 수익성 기대감

불과 7년 전, 국가 전체 산업·경제·사회의 미래를 담보로 한 '에너지 백년대계'가 한순간 방향을 틀었다. 세계 최고 기술력의 '원자력발전소' 중심 발전 청사진을 폐기하는 '탈원전' 정책은 대한민국 수십년 에너지 로드맵을 뒤흔들었다. 원전은 묵묵히 우리 기저 에너지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블랙아웃'을 막아내고 상대적으로 값싼 전기로 각종 산업의 경쟁력을 더해줬지만 순식간에 불투명해진 장래에, 속으로는 전전긍긍했다. 그러던 2년 전 정권 교체와 함께 돌아온 원전 정책 부활은 가뭄 속 단비였다. 곧바로 '체코 원전' 수주 쾌거가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고 SMR(소형모듈원전) 관련 미국 등 선진국과의 교류가 시작됐다. 멈췄던 고준위방폐장 건설도 구체화를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이에 아시아투데이는 국회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함께 오는 27일 국회에서 '제9회 아시아투데이 에너지혁신포럼'을 열고 원전의 오늘과 내일의 방향성을 진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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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에너지 발전량 중 30%는 원자력이 담당했다.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될수록 원자력 산업은 에너지 원천의 중심에 자리하게 된다. 얼마 남지 않은 전기차 시대와 인공지능(AI)과 함께 따라오는 데이터센터 개발을 고려할 때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원자력 산업의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이 가스터빈·해상풍력·청정수소와 함께 심혈을 기울이는 신사업이 소형모듈원전(SMR)이다.

SMR은 전 세계 주요국들이 탄소중립의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어 높은 시장 성장률이 기대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그룹의 차세대 '클린에너지' 사업의 중추로서, SMR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원전의 핵심설비와 핵연료 취급 설비, 핵연료 운반 용기 등 보조기기의 대부분까지 제작하고 있으며, 미국, 캐나다, UAE, 중국, 대만으로 수출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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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4월 두산에너빌리티 경남 창원 본사를 방문해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가운데)과 함께 SMR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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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두산에너빌리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2026년까지 SMR 설비 등에만 5777억원의 투자를 앞두고 있다.

이번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가 기대하는 부분도 비영업용 자산을 처분해 5000억원의 현금과 줄어든 차입금으로 발생하는 약 1조원의 신규 투자 재원이다. 성장을 기대하는 분야에 적기에 투자함으로써 원전 산업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목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2년 1조6000억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측 건설공사, 2021년 중국 쉬다보 원전 3·4호기, 텐완 원전 7·8호기의 계측제어 기자재, 가압중수로형 원전 4기(중국 진산 3단계 1·2호기, 캐나다 포인트 레프루, 브루스 6호기)의 피더관을 수주하는 등 꾸준히 해외 원전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집중하고 있는 SMR은 최근 들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유럽의 관심도가 더욱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오는 2035년 글로벌 SMR의 시장 규모가 640조원까지 성장하고, 2050년에는 신규 원전의 절반이 SMR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MR은 전기 출력이 300MW급 이하 소형 원전으로, 대형 원전의 핵심 기기인 원자로·증기발생기·냉각재 펌프·가압기 등이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된 원자로 모듈 형태다. 여러 개 모듈의 전원을 개별적으로 끄고 켤 수 있어 출력을 조절하기 쉽고, 태양열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백업 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연 대류를 통해 냉각재를 순환시키다 보니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파운드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SMR 개발사로부터 제품을 위탁받아 제작하는 전략이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SMR 시장은 미국이 이끌고 있는데,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에 지난 2019년 국내 업체들 중에서는 가장 먼저 지분 투자를 하면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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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용 캐스크 제작 공정 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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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는 오는 2028년 전체 수주를 12조9000억원으로 계획했으며, 이 중 원자력에서만 약 37%인 4조8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 가스 및 수소터빈 사업에서 3조2000억원, 토목 및 건축 등에서 2조8000억원, 신재생에너지에서 2조원, 석탄에서 1000억원 등이다.

회사 측은 2025년 이후 국내외 대형 원전 수출로 중장기 연평균 10조원 이상의 수주 추진이 예상되며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는 최근 주주서한을 통해 "향후 5년간 약 62기의 원자로 모듈을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수립했지만,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와 국내 혁신형 SMR 건설 등으로 이를 대폭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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