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기 서울 중랑구청장이 지난달 26일 중랑구청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중랑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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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동대문 근처 어디 산다’고 말하는 주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교육 때문에 이사 간다’는 사람도 많았죠. 이제는 크게 줄었습니다. 사는 곳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 아닐까요.”
류경기 서울 중랑구청장은 민선 7기 포함 6년을 구청장으로 재임하면서 가장 신경 쓴 것은 주민의 자부심이라고 했다. 민선 8기 슬로건 ‘나의 자랑, 우리 중랑’도 이 같은 취지를 담았다.
지난달 26일 중랑구청에서 만난 류 구청장은 “주민 자존심을 위해 교육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중랑구의 교육 경비보조금은 2018년 38억원에서 올해는 120억원으로 6년 새 3배 넘게 늘었다. 총액 기준 서울 자치구 중 강남구에 이어 2위다. 유치원과 초등·중·고등학교 수(지난해 4월)가 서울에서 12위인 것을 감안하면 학교당 보조금 규모는 가장 크다. 2026년에는 16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2021년 문을 연 방정환교육지원센터에 대해 류 구청장은 “이 역시 교육에 대한 투자”라며 “사교육 시장에 의존했던 진학과 진로 컨설팅, 학부모 대상 교육이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수요가 늘면서 ‘제2 방정환교육지원센터’도 지난 6월 착공했다. 예정대로 내년 완공되면 중랑구는 서울시에서 처음 교육지원센터가 두 곳인 자치구가 된다. 류 구청장은 “초등·중학교를 졸업한 뒤 다른 지역의 중·고등학교를 진학하는 비율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자부심을 높이는 데는 2009년 시작된 ‘중랑 서울장미축제’도 한몫했다. 중랑천을 따라 5.45㎞ 길이로 이어지는 장미터널을 보기 위해 올해 5월 축제 때는 전국에서 303만명이 찾았다.
류 구청장은 “먹거리나 걷기대회, 홍보포스터, 공연 등 프로그램을 주민들이 준비한다”며 “서울 전역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오면서 여의도를 ‘벚꽃 축제’로 떠올리듯 중랑구를 ‘장미 축제’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남은 임기에는 지역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는 “중랑지역은 면적의 60%가 주거지역이고, 그중 약 80%가 20년 이상 지난 노후주택”이라며 “2026년까지 저층 주거지 면적의 20%를 개발해 1만5000가구 주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뉴타운 열풍’처럼 불이 붙었다가 사그라든 전례는 경계했다.
류 구청장은 “개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 지역을 종상향하고 용적률·층고제한을 완화할 뿐 아니라, 부정확한 정보 탓에 벌어지는 주민들 간 분쟁을 막기 위해 주택개발 아카데미를 만들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내 차량기지는 경기도로 옮기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중랑구로 이전하기로 한 계획은 지역 미래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특히 서울시가 최근 ‘강북권 대개조’ 계획을 발표해 차량기지 이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류 구청장은 “SH공사는 직원만 1500명이고, 주택건설 관계자가 연간 10만명 정도 다녀가면 지역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며 “SH 본사와 함께 지어질 600석 공연장으로 문화 시설도 얻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기지가 이전되면 환경적으로 무해하고 생산력 높은 바이오·실버 산업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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