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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5대 은행 가계대출 8일 만에 2.5조↑…돈은 부동산·증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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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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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시장의 기대가 커지면서,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은행에서 서서히 돈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에서만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3조 원 넘게 줄었고, 반대로 가계대출은 2조 5천억 원 가까이 더 늘었습니다.

이런 돈들은 주로 부동산과 주식 시장으로 몰리는 분위기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개인 요구불예금은 지난 8일 기준 모두 358조 9천219억 원으로, 7월 말(362조 1천979억 원)과 비교해 불과 8일 사이 3조 2천760억 원 급감했습니다.

요구불예금은 아직 뚜렷한 용도나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대기 중인 시중자금으로, 최근 빠진 예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증시로 흘러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지난 5일 코스피 지수가 8.77%나 떨어진 이른바 '블랙 먼데이' 당시 하루 만에 2조 366억 원(360조 1천539억 원→358조 1천173억 원)의 요구불예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갔습니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쉽게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은행들이 아무리 잇따라 대출금리를 올려도, 부동산·주식 등 자산 투자 열기가 더 뜨겁기 때문입니다.

지난 8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8조 2천130억 원으로, 7월 말(715조 7천383억 원) 이후 8일간 2조 4천747억 원 더 불었습니다.

주택매매 회복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1조 6천404억 원 늘어난 데다, 신용대출까지 8천288억 원 증가했습니다.

신용대출을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 대출)으로 나눠보면, 마이너스통장의 증가 폭(5천874억 원)이 더 큽니다.

이렇게 불어난 신용대출도 마찬가지로 최근 폭락 장과 관계가 있습니다.

블랙 먼데이 당일 5대 은행의 신용대출(108조 3천933억 원)은 전월 말(102조 6천68억 원)보다 5조 7천865억 원이나 뛰었습니다.

특히 같은 날 4천31억 원 늘어난 마이너스통장 잔액(39조 6천666억 원)은 8일 현재까지 비슷한 규모(39조 6천678억 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마이너스통장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다시 급락 등 투자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반대로 주식 시장 주변으로는 계속 돈이 흘러드는 추세입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의 경우 블랙 먼데이 하루에만 5조 6천197억 원(53조 8천679억 원→59조 4천876억 원)이 증가했습니다.

이후 다소 줄었지만, 8일 현재(55조 1천217억 원) 여전히 7월 말(54조 2천994억 원)보다 8천223억 원 많은 상태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대출 등으로 마련한 자금을 주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5일 개인은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를 각 4천382억 원, 1천617억 원어치나 순매수했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결국 개인 투자자들이 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돈으로 최대한의 레버리지(차입투자) 효과를 추구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기준금리 인하가 채 시작되기도 전에 다시 부는 이런 '영끌', '빚투' 열풍은 최근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권의 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 이례적입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9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는 연 4.290∼6.514% 수준으로, 약 1주일 전인 지난 2일(연 4.030∼6.548%)보다 하단이 0.260%p 올랐습니다.

지표 금리인 코픽스는 3.520%에서 변화가 없었지만, 은행들이 앞다퉈 가산금리 추가 등을 통해 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인상한 결과입니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연 3.280∼5.290%) 하단 역시 같은 기간 0.250%p 뛰었습니다.

오름폭이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0.020%p)의 12배를 웃도는 셈입니다.

유덕기 기자 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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