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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원유 같은 전략적 비축자산?…비트코인 갈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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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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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전략적 국가 비축 자산으로 선정하겠다고 밝혀 세간을 놀라게 했다. 과거 대통령 재임 시절 가상자산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던 것과 180도 상반된 발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략적 국가 비축 자산은 미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가상자산 업계에 놀라움과 설렘을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비축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적 비축물은 원유다. 전략비축유라는 명칭으로 미국 내에 보관되는 원유는 1973년 오일쇼크 이후 자국 내 산업 보호를 위해 시행됐다. 미국 내에 원유 공급이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에도 40여 일을 이상 없이 버틸 수 있는 양을 보관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전략적 국가 비축 자산이 되려면 원유처럼 공급 중단 시 비상사태를 초래해야 한다. 트럼프 후보 진영에서는 미국이 비트코인을 육성하지 않을 경우 중국 또는 러시아에서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무기로 쓸 수 있다고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비트코인의 국가 간 결제는 아직 달러의 지위를 위협하기에는 태부족이다.

미국의 준비자산에 비트코인을 편입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되고 있다. 미국 준비자산은 국제무역 대응 등의 이유로 유로, 엔화, 파운드 등과 함께 막대한 양의 금으로 구성돼 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간주되는 만큼 금 대신 비트코인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역시 현실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비트코인의 가치 보존 속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일부 지정학적 위기에서만 관찰됐을 뿐 전 세계 통화 체계 내에서 검증됐다고 보긴 어렵다. 경제안보 이유도 준비자산의 운영 목적과는 맞지 않는다. 따라서 트럼프 주장대로 비트코인을 미국 국가 차원에서 비축하려면 별도 법안이 통과돼야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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