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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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SM) 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받은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관련 수사가 시작된 지 9개월여 만에 김 위원장을 포함해 시세조종에 관여한 카카오 및 관계사 임원 6명과 3개 법인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정대규)는 8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이 김 위원장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긴 지 9개월여 만이다. 김 위원장의 지시를 받고 시세 조종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등 임원진 3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대표 등이 법을 위반했을 경우 법인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카카오엔터도 함께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거버넌스총괄과 카카오 법인을, 올해 4월엔 시세조종을 공모한 혐의로 사모펀드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지창배 회장과 원아시아파트너스 법인을 구속 기소해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엔터의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경영권 인수를 막기 위해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로 카카오엔터의 공개매수 나흘째부터 에스엠 주식 시세는 주당 12만원을 넘었고,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 쪽의 에스엠 보유 지분이 5%를 넘어 당국에 대량 보유 보고를 해야 함에도, 원아시아파트너스 보유 지분을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카카오 쪽이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4일간 2400억원을 동원해 총 553차례에 걸쳐 시세조종 실행했다고 봤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은밀히 저지하고 에스엠을 인수하라는 김 위원장의 지시를 받고, 임원들이 사모펀드까지 끌어들여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시세조종을 위한 장내 매집을 실행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카카오 임직원들이 수사에 대비해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 저지 목적이 없었다고 말을 맞추고 카카오워크 대화방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한다.
검찰은 카카오가 에스엠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9.05%를 값싸게 확보하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리자 범행을 벌였다고 봤다. 에스엠은 당시 ‘자금 조달’을 이유로 카카오에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해 배정했는데,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지배관계 변동을 위한 것’이라며 에스엠을 상대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지분 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카카오가 적법하게 에스엠 주식을 공개매수 했다면 △인수 의도가 드러나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할 소지가 커지고 △이에 따라 값싸게 확보한 지분을 포기해야 해 △비싼 가격으로 에스엠을 인수해야 하므로, 시세조종을 했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카카오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성실히 소명하겠다”며 “아울러, 정신아 시에이(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편집자주: 공소장에 담긴 피고인의 혐의는 재판을 거쳐 무죄, 혹은 유죄로 최종 판단을 받게 됩니다. 최종 확정판결 전까지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됩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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