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냉방병, 단순 감기 환자 섞여"
"유행 정점 향해… 8월 3, 4주 절정"
"새 변이, 중증도·치명률 별 차이 없어"
7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가 판매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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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가 품절될 정도로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콧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중 4분의 1은 코로나19 환자일 수 있다는 전문가 추측이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과거처럼 확진자 추이를 정확하게 감시하는 체계가 가동이 안 돼서 명확한 유행 추이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점점 유행 정점으로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8월 3, 4주 환자 수 정점"
엄 교수가 몸담고 있는 길병원에서도 한때 운영하지 않았던 음압격리병동을 재가동해 현재 10병상 중 5병상 이상이 가동 중이고, 한두 명 정도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중환자라고 한다.
그는 "2, 3주 전부터 입원 환자가 다시 늘기 시작해 중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미뤄볼 때 확실히 유행의 정점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입원하는 환자들이 6월 말, 7월 초에 90~10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450명이 넘어가고 아마 이번 주가 넘어가면 500~600명대가 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이어 "8월 셋째 주, 넷째 주를 정점으로 환자가 많이 늘어나고 그 이후로 중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요즘 걸리는 감기는 거의 코로나19라고 보면 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하자 엄 교수는 "검체를 기준으로 보면 (호흡기 환자의) 4분의 1은 코로나19 환자"라며 "계절적 영향으로 냉방병 환자도, 단순 감기 환자도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상의 차이가 별로 없어서 코로나19가 아닌데 코로나19로 오인하거나 반대로 코로나19인데 냉방병이나 단순 감기로 오인하는 사례도 많아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증도, 치명률 차이 없어"
전국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일제히 운영을 종료한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관악구보건소 선별진료소 관계자가 관련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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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교수에 따르면 냉방병은 38℃ 이상 체온 상승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콧물, 재채기나 또는 전신이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감기 증상은 코로나19와 큰 차이는 없는데 보통 증상의 지속 시간이 48~72시간이 안 넘어간다.
반면 코로나19는 고열이 나고 인후통,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잘 호전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고, 고령자나 고위험군이라면 증상이 오래가면서 점점 나빠지는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 계절성 독감은 증상이 훨씬 빠르게 그리고 강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 코로나19와 유사한데 현재는 환자 발생이 많지 않아 심하게 아프다면 코로나19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게 엄 교수 설명이다.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는 새로운 변이인 KP.3다. 엄 교수는 KP.3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도 40% 이상이 KP.3가 유행을 하고 있는데 면역 회피 능력이 있어서 유행을 좀 더 가속화하고 진폭을 넓히는 효과를 주는 것으로 추측한다"며 "중증도나 치명률에 있어서는 별다른 차이는 없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엔데믹 상황이 됐다는 것은 코로나19가 없어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가 끼고 산다는 의미"라며 "코로나19를 끼고 사는 과정에서 국민의 면역이 어느 정도 유지될 때는 유행이 사그라들었다가 3, 4개월 지나면 전체적인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다시 유행이 올라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변이가 나오면 유행의 진폭이 왔다 갔다 하면서 주기적으로 변화하는데,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면 우리나라에서 어떤 양상을 보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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