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0 (화)

다 같은 경기도가 아냐…'미분양 무덤' 대구를 제친 이곳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HUG가 이달 공고한 미분양관리지역. /사진제공=HUG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분양이었던 수도권 아파트가 속속 완판되는 분위기 속에서 경기 외곽 지역은 여전히 혹한기를 겪고 있다. 이천·안성·평택 등의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경기도가 대구를 제치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을 보유한 곳이 됐다. 수도권 내부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7일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등에 따르면 HUG는 이달 경기 이천시, 안성시를 포함한 9곳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했다. 9곳 중 7곳은 지방이었고 2곳은 경기 지역이다. 안성은 5개월 연속 미분양관리 지역으로 지정됐고 이천은 4년 8개월 만에 미분양 관리지역이 됐다.

미분양관리지역은 미분양세대수가 1000세대 이상이면서 공동주택 재고 수 대비 미분양 세대수가 2% 이상인 시군구 중 선정한다. 미분양 증가 속도가 빠르거나 미분양 물량 해소가 저조하거나 새롭게 미분양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곳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선정되는데 이천은 모두 해당했다.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분양보증(PF) 발급 전 사전 심사받아야 하는 등 분양 보증받기가 까다로워진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분다지만 열악한 곳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서울 미분양 주택은 전월대비 -1.5%, 인천은 -15.8% 줄어든 반면 경기는 전월대비 12.2% 증가했다. 경기 미분양 가구수는 9956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지난 5월까지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의 미분양 물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았는데 이를 추월한 것이다.

광명시, 과천시 등 서울 근거리 지역은 미분양주택이 0가구이지만 평택시(3289가구), 이천시(1405가구), 안성시(1274가구) 등의 미분양이 점점 쌓이면서 전체 경기 지역 미분양 가구 수를 늘렸다.

머니투데이

대구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악성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비슷하다. 서울(-2.4%), 인천(-1.5%)은 감소한 반면 경기는 38.3% 늘어난 1767가구로 집계됐다. 전월대비 증가율로 보면 울산(253.4%) 다음으로 전국에서 경기가 가장 높다. 미분양 가구 수는 경남(1771가구)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실제 평택, 이천 등 청약 시장에서 미달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평택 신영지웰 평택화양 신청자는 992가구 모집에 21명으로 경쟁률 0.02대1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이천자이 더 레브도 603가구 모집에 286명이 신청해 경쟁률 0.47대1로 마감했다.

신규 분양단지의 계약금을 500만원으로 내리고 각종 유상 옵션을 무상 옵션으로 내세우는 등 파격 혜택을 내세워도 완판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동탄역 대방엘리움 더 시그니처나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에 사람이 몰리는 것과 대비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천, 평택, 안성 등은 높은 분양가에 수요 예측 실패로 공급이 너무 많이 이뤄졌다"면서 "경기 외곽 지역의 미분양 물량 적체는 갈수록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분양 예정 물량도 전국에서 경기 지역(1만4012가구)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알짜 단지와 서울과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