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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폭락장에 백기 든 日 “금리인상 당분간 없다”… 亞증시 한숨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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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청산 불안감 일단 진정

코스피 1.83%-닛케이 1.19% 올라… 원-엔 환율도 937원까지 떨어져

‘침체 공포’에 당분간 변동성 장세… 美 주간거래 취소 6300억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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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증시 폭락장의 ‘트리거’(방아쇠)를 당겼다는 비판에 휩싸였던 일본 중앙은행이 당분간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 같은 발언으로 엔고(円高) 현상에 제동이 걸리면서 국내 증시를 비롯한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이틀째 상승하며 진정 국면에 돌입했다. 하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방법) 청산 우려나 미국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엔고 제동에 亞 증시 이틀째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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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7일 오전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린 강연에서 “금융 자본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2일과 5일 증시를 덮쳤던 ‘패닉 셀’의 원인으로 급격한 엔고 현상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리스크가 지목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발언이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면서 엔-달러 환율은 급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오전 10시경까지 엔-달러 환율은 144엔 중반대를 유지했지만 우치다 부총재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147엔대까지 오르는 등 30분 만에 2.5엔가량 급등했다. 5일 100엔당 96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엔 재정환율도 930원대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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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오전 한때 2.6% 이상 빠지는 등 약세장을 형성했지만 엔화 약세 신호와 함께 장중 3.39%까지 뛰었다가 전날 대비 414.16엔(1.19%) 상승한 35,089.62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도 한숨 돌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1.83% 오른 2,568.41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도 2.14% 상승했다. 대만 자취안지수(3.87%) 등 중화권 지수도 일제히 올랐다.

● 日 금리 인상·美 경기 침체 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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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시장은 진정됐지만 증시를 널뛰게 할 ‘뇌관’은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평 한국외국어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는 “증시 불안 때문에 일본이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뿐”이라며 “일본 내 물가가 계속 오르고 엔저가 장기화하면 금리를 또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이 추가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글로벌 증시 하락이 다시 본격화될 수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도 여전히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가 긴급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등 월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포를 잠재우기 위해 빠른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9월 이전에 아무것도 볼 수 없을 것”이라며 긴급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마이클 개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코노미스트 역시 “지금 연준이 긴급 금리 인하를 고려해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과거 사례를 볼 때 ‘아니다’라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글로벌 증시 폭락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은 5일 오후 거래량 폭주를 이유로 제휴를 맺은 국내 모든 증권사에 서비스 중단 및 결제 취소를 통보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9개 증권사에서 9만 개 계좌, 6300억 원 상당의 주간 거래 취소가 발생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결제 취소가 지연됐고 돈이 묶인 투자자들은 매도 기회를 놓쳐 애를 태워야 했다. 주간 거래는 7일까지도 일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여전히 개별 종목 거래는 막힌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지 대체거래소 시스템 오류로 인한 일방적 거래 취소로 국내 증권사의 잘못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증권사와 투자자 간 자율 조정을 우선 추진하는 등 투자자의 불만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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