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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배드민턴협회는 A4 10장으로 해명… 말 아끼는 안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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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공방 누구 말이 맞나

조선일보

7일 인천공항에 입국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왼쪽)과 안세영. 김 회장은 원래 선수단과 같이 입국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입국 일정을 앞당겨 임원들과 함께 선수단보다 먼저 귀국했다. /연합뉴스·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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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 28년 만에 금메달을 안긴 안세영(22·삼성생명)이 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선수 관리 소홀 등 문제를 지적하며 “대표팀과 함께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 그는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픈 마음을 호소하고 싶었던 것”이라며 “자세한 건 상의한 후에 말하겠다”고 했다.

앞서 안세영과 같은 비행기로 귀국 예정이었다가 비행기를 바꿔 몇 시간 먼저 도착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갈등은 없었다.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이후 협회는 ‘안세영 사태’에 대한 입장을 담은 A4 용지 10쪽짜리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협회는 안세영 부상을 방치했나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무릎 부상을 입은 안세영은 “부상은 심각했다. 안일하게 생각한 협회에 실망했다”며 협회가 부상 정도를 오진(誤診)했다고 주장했다. 애초 2~6주 재활 후 복귀할 수 있다고 진단받았지만, 통증이 줄어들지 않아 재차 검진을 받은 결과 올림픽 때까지 완전히 회복할 수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는 것. 이에 대해 협회는 작년 10월 8일 항저우에서 입국 후 안세영이 개인적으로 병원에서 MRI를 찍어왔고, 다음 날 대표팀 트레이너와 함께 정형외과를 찾아 MRI를 판독하고 진단받았다고 한다. 오른 무릎 슬개건 부분 파열로 2주간 절대적 휴식 및 안정이 필요하며, 재활까지 4주가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협회는 “병원에서 11월 예정된 대회 참가가 어렵다고 했지만, 선수 본인의 강한 의지로 출전했다”고 했다. 김학균 대표팀 감독이 “무리해서 출전할 필요 없고 재활에 집중하라”고 보낸 메시지 내용까지 공개했다.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 직전 현지 훈련 캠프에서도 발목 부상을 입었다. 안세영 측은 “코칭 스태프는 부상 사실이 알려지면 안 된다며 숨기기에 급급했다”고 주장했지만 협회는 안세영이 “어차피 뛰어야 하는데 MRI를 안 찍겠다. (부상 정도를) 알고 있는 게 더 불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안세영은 본인을 전담하던 한수정 트레이너가 파리에 동행하지 못한 것에도 강한 불만을 품었다 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6월 30일부로 계약이 종료됨에도 올림픽 때까지 계약 연장을 제안했으나, 한 트레이너가 거절했다”고 했다.

◇개인 자격 출전은 허락할 수 없어

안세영은 대표팀을 떠나 개인 자격으로 향후 국제대회 및 올림픽에 출전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규정상 개인 자격으로 국제 대회에 나서려면 국가대표 경력 5년 이상에 여자는 27세 이상이어야 한다. 22세인 안세영이 뛰려면 소송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규정이 무시될 시 국가대표 선수들의 대표팀 이탈 우려가 상당히 많으며, 국가대표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했다.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도 국가대표팀 요청이 있을 경우 대회 참가를 허용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있는데, 안세영에게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안세영은 대표팀에서 단석과 복식 선수 구분이 없는 훈련법, 복식 선수 위주 운영 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협회는 “훈련 방식이나 체력 운동 프로그램을 면밀하게 조사하겠다”며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안세영) 의견은 공식적으로 전달된 바가 없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파리=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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