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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안세영에 무리한 강요한 적 없어”…반박 나선 배드민턴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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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4.8.7.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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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우승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낸 가운데, 협회 측이 10쪽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안세영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협회는 7일 안세영과의 갈등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협회는 우선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선수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선수의 대회 참가 여부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참가시킨 대회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벌금을 피하기 위해 국제대회 참가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협회는 안세영이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의 부상 이후 2023 덴마크, 프랑스오픈에 불참하는 과정에서 진단서 등 구비서류를 제출해 세계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어떠한 벌금과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안세영의 오른쪽 무릎 부상과 치료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밝혔다. 앞서 안세영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는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고 말한 바 있다.

협회는 안세영이 지난해 10월 첫 검진에서 ‘2주간 절대적인 휴식 및 안정 필요·재활까지 4주 소요’라는 진단을 받아 조직 재생 주사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병원에선 그 다음달 예정된 일본·중국 마스터스 출전이 어렵다는 의견을 냈지만, 안세영이 강한 의지를 보여 두 대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협회는 이후 다른 병원에서 실시한 재검진에서 ‘단기간 회복 불가’라는 상반된 결과가 나온 데 대해선 고개를 숙였다. 협회는 “진료 및 치료기록 등을 소상히 파악해 안세영 선수가 어떤 부분에서 오진으로 고통받았는지 확인하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회에서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안세영이 올해 1월 인도오픈 8강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기권한 뒤 협회에 조기 귀국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협회는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토요일 비행기를 타서 일요일 한국에 귀국하더라도 즉시 진단 및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부상 부위에 대한 진단이 정확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귀국길에 오르는 것보다 휴식 및 안정을 취한 후 선수단과 같이 동행해 귀국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인도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인도병원을 이용하지는 않았다고 (코치진이) 밝혔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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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4.8.7.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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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이번 올림픽 사전훈련캠프에서 발목 힘줄을 다친 것과 관련해서도 충실히 지원했다는 게 협회 입장이다. 협회는 “대한체육회 의무팀 치료 지원과 파리 내 한의원 진료 지원이 가능했으나 안세영 선수가 지명한 한의사를 서울에서 섭외해 파리로 파견했다. 1100만 원 이상의 경비가 소요됐다”고 밝혔다.

안세영을 전담했던 한수정 트레이너의 계약 연장 문제에 대해선 “당초 계약이 6월 30일까지였다. 올림픽이 끝날 때까진 한 트레이너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계약 연장을 제안했으나 한 트레이너가 파리행을 거절했다. 그래서 사전훈련캠프 출발일인 7월 12일까지만 계약을 연장하고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에 참가하는 12명의 배드민턴 선수 중 안세영 선수에게는 올해 2월부터 전담트레이너를 지원해 부상의 관리와 회복을 도왔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안세영이 비(非) 국가대표 자격으로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출전하는 방안에 대해선 난색을 표했다. 앞서 안세영은 “앞으로 대표팀과 같이 가긴 힘들 것 같다. 대표팀을 나간다고 올림픽을 못 뛰게 된다면 선수에게 좀 야박하지 않나 싶다”며 대표팀 이탈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협회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선 은퇴한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허용 규정으로 ‘국가대표 활동기간이 5년 이상인 선수를 대상으로 하며, 여자 만 27세·남자 만 28세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규정이 무시되면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이탈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2002년 2월 생인 안세영은 4년 뒤인 2028년에도 만 27세를 넘기지 못한다.

협회는 그러면서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의거해 올림픽 참가선수의 최종 결정 권한은 대한올림픽위원회에 있기 때문에 우리 협회의 임의적인 결정으로 선수에게 참가 권한을 부여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협회는 전날 파리에서 진행된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안세영이 불참하도록 지시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안세영이 지적한 노후화된 훈련 시스템과 복식 종목 중심 운영 문제에 대해선 “자체적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훈련 방식 및 체력 운동 프로그램 방식을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른 시일 내에 코칭스태프와 안세영 등 선수들과의 면담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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